"닐로와 관련, 시스템 상 비정상적인 움직임과 이용행태는 없었습니다."
가수 닐로의 1위 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팬덤으로는 엑소 첸백시와 트와이스를 눌렀고, 대중성으로는 Mnet '고등래퍼2' 음원까지 꺾었다. 성적으로만 보면 팬덤과 대중성 모두 잡은 신인 가수가 등장한 셈이다.
조용히 음악하던 가수가 역주행으로 차트 1위에 오르면, 대개의 대중은 따뜻한 시선으로 그의 성공을 축하해준다. 하지만 이번엔 다르다. '사재기 의혹', '바이럴 마케팅의 폐해' 등 대중의 의혹과 차가운 시선이 걷힐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대중이 단순히 닐로와 리메즈만 겨누고 있느냐, 그건 또 아니다. 멜론 5분 차트 그래프에 대한 신뢰도도 다시 재고되고 있다. 팬덤형 가수인 트와이스와 흡사한 그래프 추이 보이고 있는 닐로의 그것을, 누가 믿느냐는 거다. 닐로가 트와이스만큼을 팬덤을 가지고 있지 않는 이상 이 추이는 설명 불가다. 설령 그만큼의 팬덤을 보유하고 있더라도 이렇게 '똑같은' 그래프가 나올 가능성은 극히 낮다.
대중은 멜론의 신뢰도에 의문을 제기한다. 하지만 멜론의 공식입장은 "시스템상 비정상적인 움직임, 이용행태는 없었다. 만약에 그런 것이 있었다면 주의를 주고 차트에 반영하지 않는다"는 말이 전부였다. 차트 조작은 불가능하며, 감상자들의 사이트 사용 시간대에 따라 차트 변동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 멜론의 설명이다.
하지만 닐로를 두고 '체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주변에 듣는 사람이 없다', '사재기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계속 되고 있다면, 멜론 역시 저런 평범한 공식입장만을 내세울 게 아니라 현 시스템을 다시 재고해야할 필요성이 있다.
과거 사재기 논란이 불거졌을 때 멜론이 직접 자정노력을 해 문제가 있는 아이디들을 잘라냈듯이, 이번에도 대중의 의심을 해소할 수 있는 움직임을 보여줘야 한다. 멜론의 신뢰도와 닐로의 신뢰도가 거의 한몸이 된 상황에서, 이 정도의 의심이 나올 정도인데 단순히 입장만 밝히고 끝? 그건 국내 최대 음원사이트 멜론에게도 좋은 길은 아닐 게 분명하다.
닐로가 멜론 600위에서 1위까지 올라선 시간이 고작 한 달이다. 엄청난 팬덤, 엄청난 체감 속 역주행을 해도 이정도 추이 보이기 쉽지 않은데, 멜론에서 그 일이 벌어졌다. 일각에서는 '멜론에게 적발되지 않는 다른 방법을 찾아낸 이들이 아이디를 만든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멜론은 사용자들을 위해서라도 그 의혹과 의문을 해소해야 한다.
만약 멜론이 다시 한 번 자정노력을 거친 뒤에도 '바이럴 마케팅의 승리'로 제2의 닐로가 나온다면, 그럼 그건 어쩔 수 없는 세상의 흐름, 마케팅 시장 변화의 흐름으로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하지만 그 노력마저 하지 않는다면, 어느 누가 멜론을 믿을 것인가. 또 한 번의 자정이 필요하다. /jeewonjeong@osen.co.kr
[사진] 리메즈 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