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겸 영화감독 최은희가 오늘(16일) 지병으로 별세했다. 향년 92세.
고인은 16일 오후 5시 30분경 타계했다. 고인의 장남 신정균 감독은 "오늘 오후 어머니가 병원에 신장투석을 받으러 가셨다가 임종하셨다"고 밝혔다.
고인은 부군 신상옥 감독이 2006년 4월 타계한 뒤, 허리 수술을 받는 등 건강이 쇠약해져 오랜 투병생활을 해왔다. 돌아가시기 직전까지 일주일에 세번씩 신장투석을 받아왔다.
1926년 경기도 광주에서 태어난 고인은 1942년 연극 '청춘극장'으로 데뷔했다. 이후 영화 '새로운 맹서'(1947년)로 데뷔해 한국영화사에 굵직한 발자취를 남겼다.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1961) '상록수'(1961) '빨간 마후라'(1964) 등에 출연했다. 고 신상옥 감독과 함께 1960~70년대 영화계를 이끌면서 76년까지 130여편의 작품에 출연했다.
고인은 '어느 여대생의 고백'(1958)으로 대종상 전신인 문교부 주최 제1회 국산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우리나라의 세번째 여성감독이기도 하다. '민며느리'(1965) '공주님의 짝사랑'(1967) '총각선생'(1972) 등을 연출했다.
고 최은희는 안양예고 교장을 지내던 1978년 1월 홍콩에서 북한 공작원에 의해 납치됐고, 고 최은희를 찾으러 홍콩으로 떠난 신상옥 감독 역시 북한에 끌려갔다. 부부는 북한의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 지시로 북한에서 영화를 제작했다. 최은희는 당시 찍은 '소금'으로 1985년 모스크바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탈출은 납북 8년여 만인 1986년 오스트리아 빈 미국 대사관을 통해 성공했다.
2012년 제2회 아름다운예술인상 공로예술인상을 받았고, 2014년 제5회 대한민국 대중문화예술상 보관문화훈장을 받았다.
유족으로는 신정균(영화감독)·상균·명희·승리씨 등 2남 2녀가 있다. 빈소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이며 발인은 19일 오전이다. 장지는 안성천주교공원묘지로 결정됐다. / rookeroo@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