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밤, 주병진이라니"
주병진을 만난 안방 시청자들의 반가움은 2배 이상이었다. 사실 채널A '개밥 주는 남자', SBS '미운우리새끼' 등에서 이미 복귀 신호탄을 터뜨린 그였지만 MBC '복면가왕'에 등장한 주병진은 더욱 뭉클했다.
주병진은 15일 방송된 '복면가왕'에 나와 1라운드를 치렀다. '수문장'이란 타이틀을 내건 그는 '근위병'과 함께 빅뱅의 'IF YOU'를 선곡해 불렀다. 두 남자의 전혀 다른 보컬에 판정단은 집중했다.
주병진은 진심을 다한 열창으로 듣는 이들을 감동하게 했다. '근위병'의 가창력이 전문적으로 좀 더 뛰어났지만 '수문장'의 노래도 울림이 컸다. 그리고 가면 속 주인공이 주병진이란 사실은 더 감동적이었다.
'복면가왕'은 '일밤'으로 대표되는 일요일 저녁 MBC 예능 프로그램이다. 이전까지 '일밤'이란 타이틀을 프로그램명 앞에 내걸기도. 그런 '일밤'의 초대 MC가 바로 주병진이었다.
1990년대 MC 주병진은 독보적이었다. '일밤'의 부흥기를 이끌었고 토크쇼 MC로서 주병진은 최고의 인기를 누렸다. '개그계의 신사' ,'토크쇼계 1인자' 등의 수식어는 당연지사였다.
하지만 그는 2000년 성폭행 누명 사건을 겪고 무죄 판결을 받기까지 고난의 시간을 보냈다. 12년간 자숙하며 자신의 삶을 돌아봤다. 그러나 이 때에도 후배 개그맨들은 여전히 그에 대한 존경심을 내비치며 곁을 지켰다.
그래서 주병진의 활동 빈도가 높아지는 요즘, 개그맨 후배들이 두 팔 벌려 반기고 있다. 15일 방송에서도 주병진이 노래를 마치자 패널석에 있던 김구라, 신봉선, 이윤석은 깍듯이 일어나 인사하고 박수를 보냈다.
MC 김성주는 ""일요일 저녁 이 시간에 '일밤'에서 주병진을 볼 줄이야"라며 기뻐했다. 김구라는 "일산 MBC 복도에 김병조와 주병진 콤비 사진이 걸려 있다. 유재석 신동엽 모두 그들을 보고 자란 MC들"이라고 밝혔다.
주병진은 "소중하게 손꼽히는 추억으로 인생의 한 귀퉁이에 영원히 자리잡을 것 같다"고 소감을 말했다. 복도에 걸린 자신의 사진을 보면서는 "'일밤' 땐 자신감이 넘쳤었는데"라며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그는 "수십 년 살던 동네에 우연히 갔는데 많이 변한 느낌이더라. 추억을 더듬는데 한없이 반겨주는 기분이다. 너무 좋았다"며 "앞으로도 추억의 성을 수문장처럼 굳건히 지켜드리겠다"고 주먹을 불끈 쥐었다.
방송을 본 시청자들은 주병진의 본격적인 방송 활동 신호탄이 '복면가왕'이길 바라고 있다. 더 나아가 '일밤'의 새로운 MC로 돌아와주길 소망하는 마음까지. /comet568@osen.co.kr
[사진] '복면가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