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나라의 며느리'가 화제다. 한국 사회의 오랜 문제로 거론됐던 '시월드'의 리얼한 민낯이 드러나 뜨거운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것. 하지만 방송 이후 일부 출연자를 향한 비난이 쏟아지면서 과도한 비판은 자제해야 한다는 분위기도 형성되고 있다.
지난 12일 방송된 MBC 시사교양 '이상한 나라의 며느리'에서는 결혼 13일 차 새댁인 배우 민지영과 만삭인 개그맨 김재욱의 아내 박세미가 명절날 시댁을 방문하는 모습이 전파를 탔다.
특히 이날 주목을 받았던 이는 만삭이 된 채로 20개월 된 아들을 데리고 홀로 시댁을 방문한 박세미였다. 남편인 김재욱은 늦게까지 일을 해야 했던 상황. 무거운 짐을 들고 힘들게 시댁에 도착한 박세미는 곧바로 주방으로 향해 시어머니가 하던 일을 도왔고 그의 노동은 시댁을 벗어나는 순간까지 계속됐다.
저녁에는 저녁상을 차리느라, 다음날 새벽에는 차례상을 차리느라 계속 일을 한 박세미. 더욱이 시댁 사람들은 그가 아들을 재우고 있음에도 도와주기는 커녕 마루에서 시끌벅적한 대화를 나눠 아이를 깨우는가 하면, 다음날 점심까지 먹고 가라고 박세미 김재욱 부부를 붙잡아 시청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이날 박세미의 시선에서 보여준 시댁의 풍경은 여느 가정에서 그동안 봐왔던 모습 그대로라 더욱 큰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방송 이후 시청자들은 "어떻게 우리 시댁과 저렇게 똑같을까", "남의 일 같지 않다", "남편들은 당해보지 않아서 모른다" 등의 반응을 쏟아내며 울분을 터뜨리고 있는 상태. 그동안 쌓아왔던 감정이 '이상한 나라의 며느리' 속의 '손님도 가족도 아닌 며느리'의 상황을 보며 다시금 폭발한 것이다.
하지만 방송 이후 비난의 화살이 박세미의 남편인 김재욱에게 쏠리자 이로 인한 후폭풍을 걱정하는 시선도 있다. 정당한 비난은 과거의 잘못을 바꿀 수 있는 계기가 되겠지만 도를 지나친 악플은 김재욱을 넘어 박세미에게도 상처가 될 수 있기 때문. 박세미와 김재욱이 떼려야 뗄 수 없는 가족이라는 이유에서다. 김재욱 가족을 향한 지나친 비난이 반성의 계기가 아닌, 며느리를 향한 원망으로 바뀔 수도 있고 말이다.
이에 이번 '이상한 나라의 며느리'의 화제성이 가족의 분열이 아닌, 좀 더 나은 가정을 위한 반성과 변화의 계기가 되는 시간이 되길 기대해 본다. / nahee@osen.co.kr
[사진] 김재욱 SNS, '이상한 나라의 며느리'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