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동과 홍상수, 칸영화제를 앞두고 두 거장의 희비가 엇갈렸다.
제71회 칸국제영화제(이하 칸영화제)는 지난 11일(현지시각) 공식 기자회견을 통해 경쟁·비경쟁 부문의 공식 초청작 라인업을 발표했다.
칸영화제 진출이 유력시됐던 이창동 감독의 '버닝'은 이변없이 칸의 부름을 받았다. 이창동 감독이 8년 만에 선보이는 신작 '버닝'은 무라카미 하루키의 '헛간을 태우다'를 원작으로 각기 다른 방식으로 살아온 세 젊은이들의 만남과 미스터리한 관계를 긴장감 있는 전개로 그려내는 영화. 최근 티저 포스터, 티저 예고편 공개로 베일을 벗은 '버닝'은 칸영화제 경쟁 부문에 공식 초청되며 작품성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특히 이창동 감독은 3편 연속 칸영화제 경쟁 부문 진출이라는 쾌거를 거뒀다. 이창동 감독인 지난 2007년 전도연이 '밀양'으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던 제60회 칸영화제, 2010년 '시'가 각본상을 수상한 제63회 칸영화제에 이어 올해 제71회 칸영화제에도 '버닝'으로 경쟁 부문에 공식 초청되며 연출작 3편 연속 경쟁 진출이라는 금자탑을 세웠다.
무엇보다 이창동 감독은 경쟁 진출뿐만 아니라 늘 수상에도 성공했다. '밀양'으로는 전도연에게 유일무이한 '칸의 여왕'이라는 수식어를 안겼고, '시'로는 본인이 각본상을 수상하며 칸이 사랑하는 감독임을 입증했다. 올해는 유아인이 주연을 맡은 '버닝'을 가지고 칸으로 향한다. '버닝'으로 생애 첫 칸 레드카펫을 밟게 된 유아인이 이창동 감독의 손을 잡고 생애 첫 칸 진출에 수상의 영광까지 누릴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진다.
반면 홍상수 감독은 경쟁 진출에서 이름을 찾아볼 수 없었다. 홍상수 감독은 김민희와 함께 한 신작을 올해 칸영화제에 출품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경쟁 부문에서 홍상수 감독의 이름을 찾아볼 수 없었다. 지난해 홍상수 감독은 '그 후'가 경쟁 부문에, '클레어의 카메라'가 스페셜 스크리닝 부문에 공식 초청되는 기염을 토했다.
한 영화제에 두 영화가 동시에 공식 초청되는 이례적인 경우였던 만큼, 올해도 홍상수 감독의 칸 진출은 '따놓은 당상'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올해 칸영화제에서는 홍상수 감독을 끝내 볼 수 없는 것인지 눈길을 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한국 영화가 칸영화제 경쟁 부문에 이름을 올린 가운데, 엇갈린 두 거장의 결과가 눈길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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