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②에 이어) 갑자기 엄마와 아들 사이가 된 효진(임수정 분)과 종욱(윤찬영 분)의 관계를 통해 ‘낯선 엄마에서 진짜 엄마가 되어가는 성장과 선택’에 대한 통찰력 있는 이야기를, 더 나아가서는 가족의 의미와 역할에 대한 뜻깊은 주제를 담고 있는 영화 ‘당신의 부탁’(감독 이동은).
이 영화가 삶을 바라보는 성숙함과 현재를 살아가는 관객들의 감성을 자극하며 올해의 여성영화이자 가족 영화, 더 나아가 성장 영화를 아우르는 공감의 드라마로 평가받을 것으로 보인다.
임수정은 11일 오후 서울 명동 CGV 씨네라이브러리에서 열린 인터뷰에서 “(윤)찬영 군과 촬영을 시작하면서 되게 어색했다. 마치 극중 인물 효진과 종욱의 관계 같았다”라며 “하지만 어떻게 보면 그게 더 작품에 도움이 될 것 같아 처음부터 친해지진 않았다.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가까워졌고 그 친구도 저를 어려워해서 그런지 살갑게 굴진 않더라. ‘선배님’ ‘누나’라는 호칭없이 자기 할 말만 하거나 대뜸 질문부터 시작하더라(웃음). 그렇다고 제가 어떻게 불러 달라고 강요하진 않았다”라고 전했다.
올해로 마흔 살이 된 임수정은 대표적인 동안 배우이다. 좋은 피부를 갖고 있어서라기보다 처음 봤을 때부터 느껴지는 이미지가 아직 앳된 소녀 같은 분위기를 풍겨서다. 이에 임수정은 감성이 나이 들지 않게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젠 제 얼굴을 보면 나이가 들었다는 게 느껴진다. 동안이라는 칭찬이 이제는 부끄럽고 민망하다(웃음). 나이에 맞게 늙어가고 싶다."
이날 임수정은 ‘당신의 부탁’에 대한 이야기부터 자신의 일상까지 폭넓은 이야기를 숨김없이 털어놓으며 긍정의 기운을 발산했다. 쏟아지는 질문에도 정성스럽게 답하는 모습에서 착한 면모를 느낄 수 있었다.
임수정은 연기 이외 관심사에 대해 “정우성, 하정우 오빠는 연출도 하시지 않나. 정말 대단하다. 저는 연출이 어렵다는 걸 알고 있어서 도전하진 못 할 거 같다”며 “다큐멘터리 연출엔 관심이 있지만 영화 연출보다 기획에 더 관심이 있다”고 답했다.
채식에 관심이 있다는 그는 “가까운 일본 교토에만 가도 채식에 대한 제대로 된 음식들을 만날 수 있다. 영양도 충분하며 맛있게 즐길 수 있다. 채식이 힘든 게 아니라 즐겁게 할 수 있다는 걸 깨달았다. 제가 채식 다큐멘터리를 연출하고 싶은 막연한 생각이 있지만 그게 언제가 될진 모르겠다”고 전했다.
건강을 챙기기 위해 채식에 관심을 갖게 됐다는 임수정은 “제가 동물성 단백질에 알러지 반응이 있더라. 그 중 가장 영향이 컸던 게 유제품, 치즈, 달걀에 알러지 반응이 있었다. 그래서 완전 채식을 시작했다. 물론 활동 여건상 완전히 지키진 못하겠더라. 밖에서 식사를 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보니...예전부터 채식을 시작했지만 중간에 실패하곤 했었다. 3년째 성공적으로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인터뷰④에서 이어집니다)/ purplish@osen.co.kr
[사진] CGV 아트하우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