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바람 바람 바람’(감독 이병헌)의 반전이다. 개봉(5일) 후 이틀간 1위를 차지하다 신인 배우들이 이끈 공포물 ‘곤지암’(감독 정범식)에 밀려 기를 펴지 못했었는데, 그제(9일)부터 다시 1위 자리를 탈환하며 이틀째 박스오피스 1위를 지키고 있기 때문이다.
‘곤지암’ ‘레디 플레이어 원’(감독 스티븐 스필버그) 등 경쟁작들을 제치고 전체 박스오피스 1위를 재탈환하며 4월 극장가 흥행돌풍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바람 바람 바람’은 ‘스물’ 이병헌 감독의 3년 만의 복귀작이다.
‘스물’은 이제 막 스무 살이 된 세 명의 고교 동창들이 본격적으로 여자에 눈을 뜨기 시작하면서 사랑을 시작하는 과정과 각자 다른 특기를 살려 진로를 탐색하는 내용을 담은 청춘 로맨스였다. 2015년 3월 개봉해 누적 관객수 304만 4859명을 돌파하며 흥행에 성공한 청춘물로 자리잡았다.
‘바람 바람 바람’은 ‘스물’보다 연령대가 높아진 중년의 로맨스이다. 20년 경력을 자랑하는 ‘바람의 전설’ 석근과 뒤늦게 바람의 세계에 입문하게 된 매제 봉수, 그리고 SNS와 사랑에 빠진 봉수의 아내 미영 앞에 치명적인 매력을 가진 제니가 나타나면서 걷잡을 수 없이 꼬이는 상황을 그린 어른들을 위한 코미디 멜로이다.
이 감독은 다소 민망한 대사도 웃기게 뽑아내는 특유의 차진 감각이 있는데 ‘스물’에 이어 ‘바람 바람 바람’에서도 어른만이 할 수 있는 능글맞은 대사로 웃음을 유발했다. 재치 넘치는 대사와 연출력으로 탄생시킨 캐릭터들의 코믹 연기가 예측불허의 즐거움을 선사한다. 이성민부터 신하균, 송지효, 이엘 등 4명의 배우가 빚은 케미스트리가 더해져 흥행 바람을 몰고 오고 있다.
‘스물’을 통해 남다른 스토리텔링과 대담한 연출력으로 캐릭터 플레이가 돋보이는 작품들을 선보여온 이병헌 감독. 그는 이번에도 단순한 웃음을 넘어선 현실 공감 코미디를 탄생시켜 관객들의 공감을 얻고 있다. 나이만 먹은 ‘어른이’들의 멜로를 담은 ‘바람 바람 바람’이 다시 한 번 흥행에 성공할지 주목된다./ purplish@osen.co.kr
[사진] 영화 공식 포스터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