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재용 감독이 손예진, 전지현 등 대한민국 대표 배우들과의 작업을 회상했다.
최근 '지금 만나러 갑니다'로 독보적인 멜로퀸의 귀환을 알린 손예진. 대한민국은 물론, 아시아 팬들이 사랑하는 '멜로퀸' 손예진의 멜로 대표작 중 하나가 바로 곽재용 감독의 '클래식'이다. 또한 전지현은 곽재용 감독과 손잡은 '엽기적인 그녀'로 톱스타 자리를 공고히 했다.
곽재용 감독은 '스타를 알아보는 눈'이 있는 것일까. 이런 우문(愚問)에 곽재용 감독은 "저도 실패한 경우가 꽤 있다"고 껄껄 웃었다. 실제로 현재 일본 톱스타가 된 오구리 슈운은 '사이보그 그녀'의 주인공 물망에 올랐다. 그러나 곽재용 감독이 거절했고, '사이보그 그녀'의 주인공은 지금은 활동을 중단한 코이데 케이스케에게 돌아갔다.
곽재용 감독은 "'양귀비' 때 오구리 슈운을 캐스팅 했는데, 촬영 중단이 돼서 함께 술을 거하게 먹은 적이 있었다. 그때 오구리 슈운이 저한테 '왜 나 캐스팅 안했어'라고 상남자처럼 물어보더라"며 "물론 그때는 역할에 더 잘 어울리는 배우가 있었기 때문이었지만, 어쨌든 오구리 슈운 캐스팅을 거절한 것은 완전히 잘못 본 것"이라고 말했다.
손예진과 전지현의 캐스팅 역시 "운이라고 생각한다"는 곽재용 감독이다. 곽재용 감독은 "전지현을 캐스팅 하는데 1년이나 걸렸다. 지금까지 했던 역할과는 너무 달라서 계속 거절을 했다. 당시 제작사에서는 다른 여배우들과 접촉하기도 했지만, 저는 끝까지 전지현이 아니면 안 된다고 했다"고 캐스팅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했다. 이어 "다행히 전지현이 해줬고, '엽기적인 그녀'가 탄생할 수 있었다. '엽기적인 그녀'는 전지현이 없었으면 잘 안됐을 영화"라고 덧붙였다.
손예진의 경우에는 한 눈에 '스타가 되겠다'는 감이 온 경우다. 곽재용 감독은 "'연애소설' 보고 스타가 되겠다 감이 왔다. 손예진과 일하고 싶다는 생각이 단번에 들었다. 손예진이 스무살 때 제가 '클래식'을 만든 것, 동시간대 배우와 감독으로 만났다는 것, 제게는 행운이라고 생각한다"며 "'엽기적인 그녀'도 마찬가지다. 지금 '클래식'과 '엽기적인 그녀'를 다시 만든다고 해도 손예진과 전지현이 다시 출연할 수 없지 않나. 내가 캐스팅할 때 그런 배우가 있었다는 게 운라는 거다. 굉장한 복권에 맞은 것 같은 운이다"라고 밝혔다.
곽재용 감독은 '클래식'을 탄생시킨 '멜로퀸'과 조금 더 성숙한, 어른의 멜로를 선보이고 싶다고. '클래식'이 10대와 20대의 순수한 사랑을 이야기한다면, 손예진과 함께 할 다음 작품에는 잘 익은, 성숙한 사랑의 모양을 스크린에 선사하겠다는 각오다.
"'클래식' 재개봉 준비를 하고 있는데, 디지털 4K 작업을 진행 중이에요. 오랜만에 다시 봤는데 '지금 만나러 갑니다'도 예쁘지만, '지금 만나러 갑니다'는 저리가라 할 정도로 정말 예쁘더라고요. 손예진한테 다시 한 번 멜로를 해보자고 했죠. 손예진 마음에 들 시나리오를 쓰려고 고민 중이에요. 다음 작품은 이제 30-40대의 사랑이 되겠죠. 나이가 조금 더 든 사랑은 어떨지, 연구를 해보려고 합니다."/mari@osen.co.kr
[사진] 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