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더컵 영웅' 패트릭 리드, 마스터스에서 이룬 PGA 메이저 우승의 꿈
OSEN 강희수 기자
발행 2018.04.09 08: 14

 라이더컵에서의 맹활약으로 '캡틴 아메리카'로 불리는 패트릭 리드(28)가 엄청난 심리적 중압감을 딛고 생애 처음으로 마스터스 그린 재킷을 입었다. 
패트릭 리드는 한국시간 9일 새벽, 미국 조지아 주 오거스타의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파72, 7,435야드)에서 펼쳐진 제82회 마스터스 토너먼트(총상금 1100만 달러=약 117억 5900만 원, 우승상금 198만 달러=약 21억 1600만 원) 최종 4라운드에서 최종 스코어 273타 15언더파로 첫 메이저 타이틀 사냥에 성공했다. 곡절 끝에 가까스로 1타를 줄였지만, 그 가치는 천금과도 같았다. 
유럽 대표 선수들과 펼치는 라이더컵에서는 미국의 자존심 구실을 했고, 미국 프로골프(PGA) 투어에서는 통산 5승을 기록하고 있는 리드이지만 그 동안 메이저 대회 우승이 없는 것이 한이었다. 그런 리드가 첫 메이저대회 우승 소원을 마스터스에서 성취하게 됐다. 

생애 첫 메이저 대회 우승에 대한 중압감은 악동으로 소문난 리드마저 주눅들게 만들었다. 3라운드를 3타차 단독 선두(-14)로 마친 리드는 매우 유리한 조건에서 최종라운드를 시작했다. 하지만 프런트 나인을 마치고도 스코어는 변함이 없었다. 버디 2개를 잡았지만 보기도 2개를 범해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었다.
기다렸다는 듯이 단독 선두의 긴장감과 쫓기는 자의 불안감이 한꺼번에 몰려왔다. 백 나인 2번째 홀에서 불안감은 현실이 됐다. 파4 11번홀에서 가까운 거리의 파 퍼트에 실패해 한 타를 잃고 말았다. 3타차 단독 선두의 프리미엄이 사라져 버리는 순간이었다.
이 때부터 피말리는 긴장감이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을 휘감기 시작했다. 중압감에 시달리는 선두를 뒤흔든 추격자는 2015년 마스터스 우승자 조던 스피스(25, 미국)였다. 최종라운드를 시작할 때만해도 조던 스피스가 선두를 위협할 것이라고 예상한 이는 아무도 없었다. 3라운드까지 중간합계가 5언더파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스피스가 전반 9홀에서 5타를 줄이는 맹타를 휘두르자 분위기는 달라졌다. 물 오른 스피스의 기세는 백 나인 들어서도 계속 됐다. 4개의 버디를 더 잡아 주춤하고 있던 패트릭 리드의 덜미를 잡는 데까지 성공했다.
그러나 오거스타 CC는 9언더파의 코스레코드와 역사적인 대역전극을 조던 스피스에게 허용하지 않았다. 파4 18번홀에서 2미터 남짓한 파퍼트에 실패하면서 최종합계 13언더파로 경기를 마치게 됐다. 패트릭 리드보다 4홀이나 앞서 경기를 했던 탓에 13언더파로는 우승 다툼을 기대하기가 어려웠다. 스피스의 가장 극적인 드라마는 마지막 순간에 꽃을 피우지 못하고 무산 됐다. 
그 사이 패트릭 리드는 11번홀에서의 보기를 파3 12번홀에서 바로 바운스백 했고, 파4 14번홀에서 다시 한번 버디 사냥에 성공하면서 흔들리는 마음을 다잡을 수 있었다. 15언더파를 만든 14번홀 버디는 결과적으로 이날의 우승자를 결정하는 천금 같은 퍼트였다. 강력한 경쟁자인 미국의 리키 파울러가 18번홀 버디로 14언더파를 만들고 홀아웃 하면서, 뒤따라 오는 패트릭 리드가 실수하기를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리드는 15번 홀 이후 4개 홀에서 타수를 잃지 않았고, 우승의 주인공도 그대로 굳어졌다. 14언더파의 리키 파울러가 단독 2위, 13언더파의 조던 스피스가 단독 3위로 정해졌다. 
3년만에 마스터스 무대에 돌아온 타이거 우즈는 최종 라운드에서 3타를 줄이며 분전했지만 앞선 라운드에서 잃은 타수를 약간 만회하는 수준에서 경기를 마쳤다. 최종 스코어 289타 1오버파 공동 32위. 우리나라의 김시우는 3라운드 4타를 줄인데 이어 최종라운드에서도 1타를 줄여 언더파로 대회를 마쳤다. 287타 1언더파 공동 24위. /100c@osen.co.kr
[사진] 미국의 패트릭 리드가 생애 첫 마스터스 우승을 결정짓고 주먹을 불끈 쥐고 있다. 아래 사진에서는 챔피언조에서 함께 경기한 로리 맥길로이로부터 축하를 받고 있다.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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