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 무비] '덕구' 국민할배 이순재X연기천재 정지훈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8.04.08 19: 46

아빠를 하늘로 떠나보내고 엄마마저 집을 나간 덕구(정지훈 분)는 할아버지(이순재 분)의 극진한 보살핌 아래 여동생 덕희(박지윤 분)와 함께 살아가는 시골 아이다. 덕 ‘덕’자에 구할 ‘구’를 써 덕을 구하는 사람이 되라는 의미를 가진 이름처럼 똘똘하고 영특하다. 하지만 아직은 할아버지의 깊은 마음도 몰라주고 투정을 부리는 철부지 어린아이다.
할아버지는 늙은 몸으로도 두 아이를 먹이고 입히고 공부시키기 위해 온갖 잡일을 마다하지 않는다. 고깃집에서 한 판에 300원을 주는 불판닦이를 하며 손주들을 위해 온몸을 바친다. 매일 저녁 파스를 붙이는 일과는 예삿일. 덕구의 아버지이자 할아버지의 아들은 1년 전에 죽었고, 인도네시아에서 온 외국인 며느리이자 덕구의 엄마는 남편의 사망보험금 1000만 원을 가로채 집을 나갔다.
‘살면서 갚겠다, 용서해달라’면서 집으로 돌아온 며느리를 할아버지는 매몰차게 쫓아냈고 두 아이는 자신의 손으로 키우겠다고 온동네에 공언했다. 결국 덕구는, 동네 할아버지들과 아주머니들이 수근거리는, 아이들 버리고 돈 갖고 도망친 외국인 엄마라는 소문을 듣고 충격에 빠진다. 덕구는 그럼에도 엄마를 그녀의 고향으로 쫓아버린 할아버지에 대한 원망과 엄마에 대한 그리움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 날 동네 의사(차순배 분)로부터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전해 듣게 된 할아버지는 자신의 남은 시간을, 세상에 단둘만 남겨질 어린 손자들을 위한, 특별한 선물을 마련하기 위해 보내기로 결심한다.
올해로 데뷔 62년 된 대배우 이순재는 그간 쌓아온 깊은 연기 내공을 ‘덕구’(감독 방수인)에서 가감없이 발휘했다. 그의 눈빛, 표정, 말투 하나하나가 세상에 하나뿐인 덕구와 덕희를 향한 할아버지의 애틋한 마음으로 표현됐다.
정지훈은 잘 준비된 연기로 거부할 수 없는 귀여운 매력을 뽐내며 이순재 못지않은 존재감을 보여줬다. 작품의 제목대로 없어서는 안 될 주인공 캐릭터로서 인상적인 연기력으로 관객들을 사로잡은 것이다.
극의 흐름을 탄탄히 이끌어줄 만큼 손색이 없는 연기력과 사랑스러운 매력 또한 보는 이들에게 큰 즐거움이 아닐 수 없다. 이렇듯 아역 정지훈의 눈부신 활약이 ‘덕구’에서 빛을 발했다. 입꼬리를 절로 올리는 심쿵한 매력으로 제 역할을 톡톡히 해내며 관객들에게 '심쿵 주의보'를 발령한 셈이다.
할아버지 역의 이순재와 차진 케미스트리를 빚어내며 영화의 몰입도를 높인 정지훈은 할아버지를 보살피며 동생의 버팀목이 되어준 손자의 모습을 완벽하게 연기하며 앞으로의 행보 또한 기대하게 만들었다./ purplish@osen.co.kr
[사진] 영화 포스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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