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 되짚기. 이렇게라도 '무한도전'을 다시 보니 속도 없이 좋았다.
7일 방송된 MBC '무한도전'은 2005년 4월 23일부터 프로그램의 역사를 짚어보는 특집으로 마련됐다. '무모한 도전'으로 시작해 '국민 예능'으로 자리잡기까지 '무한도전'의 초반 역사가 담겼다.
황소와 줄다리기, 전철과 100m 달리기 등 무모했던 이들의 도전기는 김태호 PD의 투입과 함께 전성기를 맞이했다. '무리한 도전'을 거쳐 유재석, 정형돈, 노홍철, 박명수, 하하, 정준하까지 정예 멤버가 꾸려졌다.
2006년 5월, 미셸위 특집부터 '무한도전'이 독립 편성됐고 '일찍 와주길 바라'를 시작으로 본격 리얼리티의 새 지평이 열렸다. 김태호 PD는 "'무한도전'은 기존 방송화법과 다르다는 평가가 있어서 우리만의 리얼함을 보여드리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정형돈과 하하의 어색한 관계가 구축된 뉴질랜드 특집, 리얼리티의 진수를 뽐낸 형돈아 놀자 특집, 멤버들의 연애를 웃음화한 가을소풍 특집, 장기 프로젝트의 시작인 슈퍼모델 특집, 즉석에서 탄생한 레전드 하나마나 특집은 오랜만에 시청자들의 추억을 불러일으켰다.
몸개그의 최고봉 모내기 특집, 제작진과 멤버들의 갈등이 웃겼던 무인도 특집, 가요제의 시작이었던 강변북로 가요제 특집, 추격전의 시초였던 서울구경 특집, 폭풍 눈물을 안겼던 댄스스포츠 특집, 최고 시청률을 찍었던 박반장의 무한도전과 이산 특집까지.
75분간 '무한도전' 초창기를 쭉 훑었던 특집 1탄이었다. 지난달 31일 종영해 토요일이 헛헛해졌지만 특집회로 추억을 곱씹은 시청자들이다. 이렇게라도 '국민 예능'을 다시 보니 반가울 따름이다. /comet568@osen.co.kr
[사진] '무한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