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곤지암’(정범식 감독)이 개봉 11일을 기점으로 200만 관객을 돌파했다. 8일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곤지암’은 지난 7일 전국 22만 6639명을 동원해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누적 관객수는 207만 2787명이다.
새 한국영화 ‘바람 바람 바람’(감독 이병헌)이 지난 5일 개봉하면서 6일까지 이틀 동안 1위 자리를 내주며 2위로 주저앉긴 했지만, 주말인 어제 다시 ‘곤지암’이 일별 박스오피스 1위를 탈환하며 흥행의 명맥을 이어가게 됐다. 역대 한국 공포 흥행작 '장화, 홍련'(누적 314만 6217명), '폰'(누적 220만 여명)에 이어 톱3에 등극하는 기염을 토하며 이목을 집중시킨다.
이로써 ‘곤지암’은 개봉 후 9일간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며 개봉 11일 만에 200만 관객을 돌파, 파죽지세의 무패 행진을 내달리고 있다. 이 같은 속도라면 250만 돌파도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
대중에 인기가 높은 스타 하나 없는 ‘곤지암’이 1위를 차지한 비결은 정범식 감독의 연출력이 다시 한 번 입증됐기 때문이다. ‘기담’(2007)부터 ‘무서운 이야기1·2’(2012~2013) 시리즈까지 공포 장르로 이름을 알린 그가 이번엔 체험형 공포를 국내에서 처음 시도하며 장르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블레어 위치’(2016), ‘그레이브 인카운터’(2016) 등의 한국판인 셈이다.
‘곤지암’은 한국의 정신병원 곤지암이 미국 CNN에서 선정한 7대 기이한 장소로 선정되자 공포마니아 호러타임즈가 적절한 멤버들을 선정해 함께 정신병원 내부를 체험하는 과정을 그린다. 이들은 정신병원 내부의 모습을 촬영하고 기이한 현상들을 겪으면서 이 과정을 유튜브를 통해 그대로 실시간 방송한다. 결국 100만 뷰를 돌파하며 네티즌들의 관심을 이끌어내는 데 성공한다.
국내에서는 시도해본 적 없는 체험 공포라는 소재로 공포 장르에 도전한 정 감독과 제작진은 영화의 기획부터 촬영 방식, 사운드 등 모든 분야에서 신선하고 파격적인 시도를 감행했다. 무엇보다 실시간 방송이라는 콘셉트를 채택해 관객들이 마치 네티즌으로서 유튜브를 보고 있는 것과 같은 신선한 느낌을 안겼다.
호러타임즈의 대장을 연기한 위하준과 팀원 박성훈 이승욱, 그리고 세 사람에 의해 곤지암 정신병원에 함께 가게 된 박지현 오아연 문예원 유제윤 등 7명의 배우들이 전면에 나서 영화의 흥행을 이끌었다. 샬롯을 연기한 문예원을 제외하고 모두가 실명으로 출연했는데, 정 감독은 이들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극중 이름을 짓지 않았다고 한다. 초반엔 어색한 연기를 보였던 이들도 시간이 흐를수록 자연스럽고 실감나는 연기를 보여줘 몰입도를 높이는 데 기여했다.
아직까지 대중에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7인 배우의 호연이 영화의 흥행을 이끈 비결이 아닐까 싶다. 영화 촬영이 전무했던 이들은 부담감이 컸을 터였지만 극적으로 과장된 연기를 하지 않고 자연스러운 연기를 보여줬다. 공포 영화가 신인배우 발굴의 장으로써 수많은 스타를 탄생시켜온 만큼 ‘곤지암’의 배우들 역시 충무로 차세대 기대주로 거듭날 것으로 기대된다./ purplish@osen.co.kr
[사진] 영화 포스터, 스틸이미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