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 없는 첫 토요일은 13년의 역사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7일 오후 방송된 MBC ‘무한도전’에서는 2005년 ‘무모한 도전’부터 13년 하이라이트가 담겼다.
이날 ‘무한도전’에서는 2005년 ‘무모한 도전’으로 시작해 박명수가 첫 투입됐다가 조용히 사라진 모습이 그려졌다. 이어 정준하가 우동을 1분 안에 먹는 미션을 통해 인상적인 등장을 알렸다. 정준하는 “뜨거운 우동 빨리 먹는 거 그걸로 식신이라는 별명을 지어줘서 오랫동안 먹고 살고 있다”고 말했다.
2005~2006년에는 시즌2 ‘무리한 도전’이 펼쳐졌다. 지금의 김태호 PD가 연출을 맡았고, 박명수가 재진입했다. 김태호 PD는 “당시 박명수 개그가 뜬금없는 개그이긴 한데 갑자기 콘셉트를 바꾼 건 아니다”고 말했고, 유재석은 “변함이 없다. 그걸 받아들이는 시청자 분들께서 받아주시기 시작한 거고 꾸준히 한 길을 걸으면 주변에서 인정을 한다는 걸 박명수 씨를 보고 느끼게 된 거다”고 설명했다.
이어 크리스마스 선물로 하하가 투입됐고 봉춘리 MT 특집으로 정준하가 등장했다. 김태호 PD는 “정준하 씨가 투입될 당시에 박명수 씨가 가장 큰 웃음을 주던 사람인데, 박명수 씨의 개그와 전체적인 그림이 어긋날 때가 있었다. 또 다른 그림의 웃음 사냥꾼이 들어오면 안정적이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에 정준하는 “처음에는 적응이 안 됐다. 지금은 아무것도 아닌데 그 당시 마음에 상처였는지. 재석이 형 차 타고 가다가 재석이가 제 손을 지긋이 잡으며 ‘형 나 믿고 4주만 딱 해봐’라고 했는데 재석이 믿고 하게 됐다”며 속마음을 털어놨다.
‘무한도전’은 ‘일찍 와주길 바라’로 리얼버라이어티의 시작을 열었다. 오전 10시가 약속 시간이었는데 과연 늦지 않고 도착할지 지켜본 것. 정해진 오프닝이 아니라 정말로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시작해 큰 반향을 일으킨 바다.
유재석은 “의도하고 한 건 아니다. 다만 그 상황이 너무 리얼했고, 이 리얼한 상황을 전달해드리고 싶었던 게 국내 최초 리얼 버라이어티가 됐다”고 설명했다. 뉴질랜드 특집을 시작으로 ‘친해지길 바라’, ‘형돈아 놀자’, ‘형돈아 이사가자’까지 멤버들의 개인적인 생활까지 지켜보는 시간을 가졌다.
멤버들의 연애담도 생생하게 담겼다. 박명수는 방송 중 이별을 겪고 괴로워하는 모습이 담겨지기도. 유재석과 나경은의 교제 후 모습도 담겼는데, 유재석은 “제가 인생에 있어서 단 한 번도 그런 적이 없었는데 나경은 씨와의 교제가 보도되면서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고 털어놨다.
이상봉 디자이너의 패션쇼 무대에 오르는 도전도 했다. 김태호 PD는 “한 멤버가 한 달간 워킹 연습을 하는데 출연료는 몇 회 정도 나오냐고 물었는데 두 주 정도 나오지 않겠냐고 했더니 실망하기도 했다”고 비화를 털어놨다. 프로젝트가 성공한 후로 멤버들이 자발적으로 장기 프로젝트에 대한 아이템을 제안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차태현과 즉흥적으로 만들었던 ‘하나마나 송’으로 뮤직비디오를 만들고, 행사까지 나섰던 에피소드도 담겼다.
모내기 특집은 당일 갑자기 비가 와서 녹화를 접어야 하는 상황이 됐는데, 비가 와도 그대로 녹화에 나서는 모습이 리얼하게 방송됐다. 덕분에 역대급 몸개그로 꼽히고 있는 ‘새참 얼른 와’가 탄생한 것. 김태호 PD는 “현장에서 이장님이 논두렁 미끄러워서 달리면 재밌을 거다고 해서 현장에서 진행하게 됐다”고 말했다.
또 하나의 레전드가 탄생했다. 무인도 특집과 ‘무한도전’ 가요제의 시초 강변가요제였다. 김태호 PD는 “MBC에서 대학가요제가 없어진 상황에서 음악 아이템을 한 번 해보는 게 어떨까 생각해서 강변가요제를 강변북로가요제를 열게 됐다”며 “하하 씨가 ‘키 작은 꼬마 이야기’가 레게를 만든 계기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재 잘 알려지지 않은 인도 특집의 비화도 공개됐다. 김태호 PD는 “인도 프로덕션에 사기를 당해서 세 명이 등장해야 하는데 한 명이 다 분장하고 오기도 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besodam@osen.co.kr
[사진] '무한도전'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