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배우 임수정이 스크린을 통해 엄마가 된다.
6일 서울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는 영화 '당신의 부탁'(이동은 감독)의 언론배급시사회가 열렸다. 이어진 기자간담회에는 배우 임수정, 윤찬영, 이상희, 이동은 감독이 참석했다.
이동은 감독은 "시나리오를 쓴 이후에 '당신의 부탁'이라는 제목을 결정하게 됐다. 극 중 효진, 종욱 등 인물들의 입장에서 서로 부탁을 하고, 부탁을 받는 입장이 있다. 여러 인물들의 관계에서 부탁의 의미를 생각해보면 제가 영화에서 말씀드리고 싶은 의미를 아실 것 같다"고 밝혔다.
임수정은 '당신의 부탁'에서 갑자기 죽은 남편의 16살 아들을 키우게 된 효진 역을 맡았다. 이동은 감독은 임수정을 캐스팅한 이유에 대해 "효진 역에 여러 배우분들을 생각했는데,그때 임수정 배우는 욕심이었다. 임수정 씨가 진행하는 필름 클럽이라는 팟캐스트를 들으면서 연인에 가까웠던 임수정 배우가 엄마인 효진의 역할에도 어울릴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제 욕심이라 과연 해주실까 했는데, 시나리오를 보고 흔쾌히 응해주셔서 같이 작업하게 됐다"고 말했다.
임수정은 '당신의 부탁' 출연에 대해 "책 한 권을 읽은 것처럼 시간이 후루룩 지나갔다. 그 정도로 몰입이 금방 됐던 것 같다. 영화 전반에 흐르는 결이 너무 좋았다. 감독님이 가지고 있는 인물들의 섬세함, 관찰자 같은 모습들이 곳곳에 담겨져 있어서 좋았다"고 '당신의 부탁'의 작품성에 반해 출연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처음 제안을 주셨을 때 너무 반가웠다. 이렇게 좋은 작품이라면 배우라면 누구나 참여하고 싶을 작품이라고 생각했다. 큰 고민 없이 참여하고 싶다고 말씀드렸다"며 "영화 속에서 갑자기 16살 소년의 엄마가 되어야 하는 입장 말고도 다양한 형태의 엄마가 나온다. 촬영 도중에도 엄마에 대한 이야기를 종종 나눴던 것 같다. 저 역시 저희 엄마도 떠올리게 되고, '엄마라는 존재가 무엇일까'에 대해 생각하게 된 작품인 것 같다. 어떤 작품보다 이 작품에 참여한 것이 의미있다"고 말했다.
임수정은 윤찬영과 모자 호흡을 맞춘 것에 대해 "종욱과 닮았다. 윤찬영이 종욱처럼 느껴졌다. 말도 별로 없고, 리액션도 별로 없고, 같이 있는데도 왁자지껄 하지 않고, 억지로 친근하게 보이려고 하지 않는데도 어색하지만 같이 있는 공기가 편안하더라"며 "인물도 가까워질수록 우리도 가까워지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자연스럽게 둘의 호흡이 영화에 나온 것 같다. 모처럼 좋은 배우와 연기 호흡을 맞춘 것 같아서 즐겁고 행복했다"고 밝혔다.
윤찬영은 "처음에 대선배님이시고 너무 아름다우셔서 제가 어떻게 다가가야 하나 많이 생각했다. 촬영 때 되니까 종욱이 돼서 감정표현도 안하게 되더라. 제가 사실 낯을 가려서 말하는 게 서먹서먹하기도 했다. 촬영 끝났으니까 친해지고 싶긴 한데, 촬영 때 느낌이 남았는지 힘들더라. 저는 친근해지고 싶고, 많이 표현하고 싶은데 마음처럼 잘 안돼서 걱정이다"라고 웃었다.
임수정이 연기한 효진의 오랜 친구 미란 역을 맡은 이상희는 "임수정의 오랜 팬이다. 같이 연기하게 돼 좋았다. 제가 낯을 가리는 편인데, 촬영 때 먼저 다가와주고, 촬영 끝나고도 먼저 안아줬다. 제 덕분에 효진이 숨쉴 구멍이 생겼다고 얘기해줘서 기분 좋았다"고 말했다.
윤찬영은 엄마가 필요한 사춘기 아들 종욱 역을 맡아 낯선 여자를 엄마로 맞게 된 소년의 고민과 깊은 내면을 그려냈다. 이동은 감독은 윤찬영에게 종욱이라는 까다로운 캐릭터를 맡긴 것에 대해 "어릴 때부터 활동하는 걸 줄곧 봐왔다. 어린 나이답지 않게 의젓한 모습들이 종욱의 아픔이나 여러 가지 모습을 잘 이해할 수 있는 배우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한편 '당신의 부탁'은 사고로 남편을 잃고 살아가는 32살 효진(임수정) 앞에 남편의 아들 16살 종욱(윤찬영)이 갑자기 나타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 오는 19일 개봉한다. /mari@osen.co.kr
[사진] 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