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꼭 잡고, 지는 석양을 바라보자’ 윤상현이 믿었던 아내 한혜진의 충격 고백에 절망, 결국 그를 떠나 첫사랑 유인영의 손을 잡았다. 이 가운데 윤상현이 휘몰아치는 감정을 완벽하게 소화하며 시청자들을 단번에 사로잡았다.
MBC 수목드라마 ‘손 꼭 잡고, 지는 석양을 바라보자’(극본 정하연, 연출 정지인 김성용, 이하 ‘손 꼭 잡고’) 11-12회에서는 김도영(윤상현 분)이 믿었던 아내 남현주(한혜진 분)의 거듭되는 충격 고백에 절망에 빠지며 결국 신다혜(유인영 분)와의 JQ 설계 사업에 올인하기로 결심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그러나 현주의 충격 고백은 도영을 밀어내기 위한 거짓말로 이를 알리 없는 도영은 현주에 대한 오해가 깊어졌고 향후 전개에 궁금증을 증폭시켰다.
도영은 다혜로부터 JQ 미국 본사가 그가 아닌 최준(허태희 분)의 설계에 손을 들어줬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러나 아직 완벽하게 최준의 설계로 결정된 것은 아니라는 다혜의 말에 도영은 다혜와 함께 JQ 설계 미팅으로 향했다. 다혜의 파워로 도영이 JQ 설계에서 빠질 수 있었던 상황이 뒤집어졌다.
도영은 이혼 신청을 위해 법원에 함께 간 이후 처음으로 현주를 만나러 갔다. 현주는 도영에게 “당신 보기 좋다. 다혜가 입으라는 대로 입고 다녀. 앞으론 편하게 지내라는 거야”라며 태연하게 이야기를 시작했다. 현주의 담담한 태도에 도영은 서운함을 억누른 채 자신을 불러낸 이유를 물었다. 이에 현주는 “도영씨 편하게 해주려고.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누군지 말해주면 편해질 것 아니야”라 답했다. 현주의 예상치 못했던 말에 불안해진 도영은 현주의 두 손을 꼭 잡고 “현주야, 나 당신하고 이혼 안 해. 그럴 마음 전혀 없어”라며 진심을 고백했다. 현주가 손을 빼려 하자 도영은 현주의 손을 더 꽉 잡으며 과거 해질녘 산책에서 현주에게 들려 주었던 노래도 불러 주었다. 이어 도영은 현주에게 “죽는 날까지 같이 살자고 했잖아. 늙어서 손 꼭 마주 잡고 지는 석양을 바라보자고 약속했잖아”라며 눈물이 가득 고인 눈으로 현주의 눈을 바라보며 절절하게 애원, 보는 이들의 눈시울까지 붉어지게 만들었다.
도영의 애절한 고백에도 불구하고 현주는 더욱 그에게 날을 세웠다. 현주는 “당신이 싫어졌어. 다혜 때문이 아니야. 작년 가을에 그 사람을 만나고부터 당신하고 같이 사는 게 죽는 거 보다 싫었어. 미안해, 당신을 속이고 살아서”라며 도영이 자신과 이혼하도록 만들기 위해 모진 거짓말들을 더 거세게 퍼부었다. 지금까지 현주의 이혼 요구가 다혜때문이라고만 생각했던 도영은 현주에게 진짜로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이 생겼다는 생각을 하게 되며 큰 충격에 휩싸였다. 이에 도영은 분노를 폭발시키며 “어떻게..당신이 어떻게…”라 내지르며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까페를 나가버렸다. 도영은 현주의 잔인한 말에 상처 입고 끓어 오르는 분노와 절망에 결국 도로에서 소리를 지르며 오열하기까지 이르러 시청자들의 가슴을 저릿하게 만들었다.
그런가 하면 도영은 현주에게 전화를 걸어 “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묻자. 아니지? 아니잖아, 현주야”라며 떨리는 목소리로 끝까지 믿을 수 없음을 드러냈다. 이에 현주는 더 모진 태도로 “평생 숨기고 도영씨하고 살 수도 있어. 그런데 도저히 숨길 수가 없었어. 그 사람 없인 살 수가 없어”라며 도영의 가슴에 쐐기를 박았다. 전화기 건너편으로 날아오는 현주의 비수에 도영은 혼란에 휩싸인 채 현주 몰래 찾아갔던 집을 뛰쳐나와 차로 향했고 그의 휘청거리며 달려가는 위태로운 모습이 시청자들을 가슴 졸이게 만들었다.
현주의 거짓말에 상처 받은 도영은 결국 그를 떠나 JQ 설계 성공에 야망을 불태웠다. 이에 도영은 하루 아침에 태도를 바꿨다. 다혜의 도움으로 계약이 성립됐다는 사실에 JQ 설계를 포기하려 했던 것에서 최준(허태희 분)과 공동 설계를 하기로 한 것. 도영은 JQ 사옥 건축 설계 기자회견 자리에서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도영은 기자회견이 끝난 후 다혜를 찾아 갔고 다혜는 “돈과 명성 다 만들어 주겠다”며 앞으로 두 사람의 관계에 귀추를 주목하게 만들었다.
윤상현은 이처럼 절망과 분노부터 애달픔까지 한혜진에 따라 시시각각 변화되는 감정을 깊은 내공으로 실감나게 소화했다. 충격에 휩싸여 흔들리는 눈빛부터 애달픔에 떨리는 목소리까지, 무엇보다 그의 절절한 눈물 연기는 매 장면마다 보는 사람의 가슴을 아프게 만들었다. 까페에서 한혜진의 손을 잡고 노래를 불러줄 때 그를 바라보는 윤상현의 눈빛은 간절함 그 자체였다. 더욱이 한혜진의 충격 고백에 오열하는 장면은 보는 이들 모두 따라 울지 않을 수 없을 만큼 심장을 아릿하게 만들었다. 이처럼 윤상현은 눈빛과 목소리 등 디테일한 부분까지 하나도 놓치지 않으며 감정의 변주를 완벽하게 선보여 시청자들 역시 그와 함께 눈물 쏟게 만드는 등 극에 몰입도를 수직 상승시켰다. /kangsj@osen.co.kr
[사진] MBC ‘손 꼭 잡고, 지는 석양을 바라보자’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