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촬영을 앞두고 출연 예정이던 배우가 갑자기 바뀌는 경우는 꽤 있다. 분량 문제로 제작진과 갈등을 겪기도 하고, 도저히 조율할 수 없는 일정 때문에 배우가 교체되는 일이 발생한다. 그러나 첫 방송이 시작된 후 배우가 바뀌는 일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드라마를 보던 시청자들에게 혼선을 주고, 괜한 뒷말이 나오기 때문. 그럼에도 어쩔 수 없이 주연 배우가 교체됐던 드라마를 정리해봤다.
◆ '리턴' 고현정→박진희
고현정의 안방극장 복귀작으로 화제를 모은 SBS '리턴'은 1회부터 자극적인 설정과 빠른 전개, 배우들의 열연으로 시청률이 가파르게 상승했다. '악벤져스' 4인방과 함께 드라마의 중심이 되는 고현정의 연기도 호평을 받았다. 그러나 고현정이 PD를 비롯한 제작진과 갈등이 빚었고, 결국 곪은 상처가 터지면서 '주연 배우 교체'라는 최악의 상황을 맞았다. 고현정의 후임으로 박진희가 낙점됐고, 임신 5개월에도 출연을 결정해 마지막 회까지 이끌었다.
◆ '명성황후' 이미연→최명길
KBS2 사극 '명성황후'는 2001년 5월 첫 방송돼 총 124부작이 방송됐다. 어린 명성은 문근영이 맡아 연기했고, 이후 이미연이 바통을 이어받아 성인 명성황후로 분했다. 회를 거듭할수록 드라마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방송국 측은 연장을 확정했으나, 배우의 입장은 달랐다. 예상하지 못했던 연장이 부담스럽게 작용한 것. 결과적으로 방송국과 배우 측은 의견 조율에 실패했고, 이미연은 중간에 퇴장했다. 드라마 후반부는 이미연 대신 최명길이 합류해 중년의 명성황후를 선보였다.
◆ '당신은 너무 합니다' 구혜선→장희진
구혜선은 안재현과 결혼 후 첫 복귀 작품으로 MBC 주말드라마 '당신은 너무 합니다'를 선택했다. 극 중 가수 유지나의 모창가수 정해당 역을 맡았으나, 드라마 초반 심각한 알러지성 소화기능장애가 발생해 건강 악화로 하차를 선언했다. 당시 절대 안정과 장기간 치료가 필요해 입원을 하기도 했다. 구혜선이 하차하면서 장희진이 긴급 투입돼 최종회까지 출연했다.
◆ '대왕의 꿈' 박주미→홍은희
박주미는 2012년 방송된 KBS1 사극 '대왕의 꿈'에서 선덕여왕 캐릭터를 선보였다. 역할에 열의를 보였던 박주미는 안타깝게도 교통사고를 당하면서 연기를 할 수 없게 됐다. 제작진은 박주미의 후임 배우를 구해야 했고, 홍은희에게 러브콜을 보내 출연이 성사됐다. 교통사고라는 예상치 못한 일로 주연 배우가 하차해 안타까움을 더했다.
◆ '에덴의 동쪽' 이다해→황정음
이다해는 2008년 방송된 MBC '에덴의 동쪽'에서 자신이 맡은 캐릭터를 완벽히 이해할 수 없다는 심정을 털어놓은 뒤 하차를 선택했다. 당시 이다해는 시청자 게시판에 "더 이상 이런 상태로 연기할 수 없을 것 같다. 나도 이해할 수 없는데, 어떻게 시청자들을 이해시키고 공감하게 만들겠나"라며 하차 의사를 내비쳤다. 이다해가 떠나고 황정음이 새로운 캐릭터로 등장해 빈자리를 채웠다.
◆ '불어라 미풍아' 오지은→임수향
2016년 방송된 MBC '불어라 미풍아'도 주연 베우가 교체되는 일이 발생했다. 극 중 박신애 캐릭터를 맡았던 오지은은 촬영 중 발목 인대 파열 부상을 입었고, 당장 촬영을 진행할 수 없는 부상으로 불가피하게 중도 하차했다. 임수향은 오지은 대신 투입돼 악녀 캐릭터로 변신했고, 호평을 받으면서 유종의 미를 거뒀다./hsjssu@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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