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답한' 김연경, 세터 미양 때문에 우승 못할라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18.04.03 05: 30

 "김연경이 미양을 MVP로 만들었다."
지난달 27일, 상하이-톈진의 2017~2018 중국여자배구 챔피언결정전(7전4선승제) 5차전이 끝난 후 중국 언론의 한 헤드라인이었다. 5차전에서 상하이는 톈진을 세트 스코어 3-0 셧아웃으로 승리했다. 상하이의 에이스 김연경이 이날 양 팀 최다인 22득점, 공격 성공률 62.1%의 믿기지 않은 숫자를 찍었지만 경기 MVP(상금 약 50만원)는 세터 미양이 수상했다.
사실상 MVP는 김연경이었지만, 이미 4차전 MVP를 수상한 김연경에게 연거푸 주지 않고 미양에게 줬다. 미양이 지난 시즌까지 톈진 선수로 뛰었는데, 마침 5차전은 톈진에서 열렸다. 미양이 이날 김연경을 비롯해 공격 삼각편대에 적절히 볼 배급을 했다. 중국 언론은 "미양이 톈진에서 뛴 가장 특별한 경기였다"고 언급했다.

결국 챔프전이 최종 7차전까지 가게 됐다. 상하이는 지난 31일 6차전에서 세트 스코어 2-1로 앞서다 2-3으로 대역전패를 당했다. 4세트 막판 리시브가 흔들렸고, 위기에서 세터의 토스도 불안했다. 결국 4세트를 22-19에서 22-25로 허무하게 내줬고, 파이널 5세트까지 패했다.
6차전에서 상하이의 우승을 전망했던 중국 언론은 "왕지탱 상하이 감독의 전술이 실패했다. 세터 미양의 토스가 다시 흔들렸다"고 지적했다. 
최종 7차전, 상하이는 6차전과 같은 실수를 되풀이해선 안 된다. 4~5차전 완벽했던 조직력과 수비에서 안정감을 되찾아야 한다. 서브 리시브부터 차근차근 잘해야 한다. 부진했던 센터진(마윤웬, 양저우)도 살아나야 한다. 
무엇보다 세터 미양의 토스워크가 중요하다. '세계 최고 공격수' 김연경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 앞서 우승을 결정할 수 있었던 6차전에서 미양은 김연경에게 공을 별로 공급하지 않았다. 5차전에서 많이 시도했던 김연경의 백어택은 좀처럼 볼 수 없었다.
김연경은 6차전에서 팀내 최다 28득점을 올렸지만, 보조 레프트 장이찬(36회 시도, 18득점)과 라이트 정춘레이(38회 시도, 15득점)보다 적은 공격 시도에 그쳤다. 블로킹(8점)과 서브 득점(5점)으로 오히려 많은 점수를 보탰다. 
리시브가 안정되어야 다양한 공격 옵션을 자신있게 활용할 수 있다지만, 에이스에 대한 공격 지분이 너무 적었다. 게다가 센터 마윤웬은 2득점, 양저우는 블로킹 5점 외에 공격득점은 3점에 그쳤다. 장이찬과 정춘레이에게로 토스가 집중됐다. 
젊은 선수들이 주축인 톈진은 벼랑 끝에서 승리, 7차전을 앞두고 자신감이 올라가고 팀 분위기가 좋다. 어깨 통증으로 4~5차전에서 다소 부진했던 '괴력 소녀' 리잉잉은 6차전에서 한결 움직임이 부드러워졌다. 강스파이크의 파워가 조금 살아났다. 블로킹 포함 총 34득점(60회 시도, 30득점, 공격성공률 50%)을 기록했다. 
미양이 더 이상 우물쭈물해서는 안 된다. 김연경의 성공률 높은 공격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후위 공격도 적극 시도할 만 하다.  
김연경이 상하이에서 중국리그 챔프전 우승을 차지한다면, 한국과 일본 그리고 터키에 이어 4개국 리그 제패라는 위업을 달성한다. 김연경의 대기록은 어쩌면 상대팀 톈진의 블로킹과 수비가 아닌 동료 세터 미양의 토스워크에 달려 있다.  
챔프전 최종 7차전은 3일 오후 8시30분 상하이 루완체육관에서 열린다. /orange@osen.co.kr
[사진 위] 김연경. 중국배구협회 [사진 아래] 5차전 MVP를 수상한 상하이 세터 미양. 중국 시나스포츠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