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패장’ 최태웅, FA 시장 눈독 들일까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8.04.01 06: 12

패장이 보여줄 수 있는 품격을 다 보여줬다. 하지만 이제는 다음 시즌을 준비해야 할 때다.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의 고민은 꽤 깊다.
현대캐피탈은 30일 인천계양체육관에서 열린 대한항공과의 남자부 챔피언결정전 4차전에서 세트스코어 0-3으로 졌다. 정규시즌 1위 자격으로 챔피언결정전에 직행한 현대캐피탈은 1차전에서 이기며 기선을 제압했으나 2~4차전을 내리 지며 2년 연속 챔피언결정전 우승의 꿈을 날렸다.
주축 선수들의 컨디션 난조가 뼈아팠다. 몸 상태가 정상들이 아니었다. 특히 고질적인 허리 통증을 가지고 있는 주전세터 노재욱은 증상 악화로 4차전은 경기장에도 나오지 못했다. 백업세터 이승원은 늑골 쪽에 혹이 있었고, 문성민은 발목, 신영석은 무릎이 좋지 않았다. 최태웅 감독은 준우승 후 “선수들의 컨디션을 세심하게 관리하지 못한 내 불찰이다. 아직 경험이 부족한 것 같다”고 고개를 숙였다.

최 감독과 현대캐피탈 선수들은 대한항공의 우승에 예우를 갖췄다. 경기 종료 직후 라커룸에도 들어가지 않고 도열해 대한항공의 우승 세리머니를 모두 지켜봤다. 최 감독은 박기원 감독에게 축하 인사를 전함은 물론 대한항공 선수들에게도 일일이 박수를 보냈다. 아름다운 2위였다. 하지만 2위에 만족할 이는 없다. 정상 복귀를 위해 당장 뛴다는 각오다.
최 감독은 “우승을 하면 이틀 정도는 휴식을 주려고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 내일부터 다시 준비하겠다”고 농담을 던지면서 외국인 선수 트라이아웃을 1차 과제로 삼았다. 현대캐피탈은 올 시즌 외국인 선수 문제로 다소간 어려움을 겪었다. 시즌 직전 바로티가 부상으로 퇴출되며 시즌 구상이 꼬였다. 다음 시즌은 이런 문제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각오다.
세터 문제도 풀어야 한다. 두 명의 세터(노재욱·이승원)는 모두 몸이 좋지 않다. 노재욱과 이승원 모두 수술을 받아야 할 판이다. 군 문제도 남아있다. FA 영입이든 트레이드든 새 자원을 수혈해야 할 상황이 올 수 있다는 의미다. 최 감독은 이에 대해 “두 선수의 상태를 지켜본 뒤 결정하겠다”고 여지를 남겼다.
현대캐피탈은 샐러리캡이 여유있는 팀은 아니다. 그러나 올 시즌 문제점을 확인한 만큼 보강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가뜩이나 올해 남자부 FA 시장은 역대급으로 평가된다. 세터 포지션에는 OK저축은행의 주전세터 이민규가 나온다.
리그를 대표하는 레프트 자원들도 대거 풀린다. 최 감독은 리그의 트렌드로 삼각편대를 언급했다. 문성민, 외국인 선수를 뒷받침하는 날개 공격수에 대한 욕심을 드러낸 것으로 볼 수 있다. 물론 자체 선수 육성이 첫 번째로 보인다. 하지만 상황은 좀 더 지켜봐야 한다. 구단도 최 감독 체제에 힘을 실어주겠다고 결정한 만큼 화끈한 지원이 있을지도 관심이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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