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챔피언 탄생’ V-리그, 진정한 평준화 기대감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8.03.31 13: 02

V-리그는 출범 이후 꾸준한 평준화 작업을 거쳤다. 각 구단의 노력, 프리에이전트(FA) 제도 활성화 등으로 상·하위권 팀들의 전력 격차가 계속해서 줄었다.
결과적으로 2017-2018시즌은 새 챔피언을 배출했다. 여자부에서는 한국도로공사, 남자부에서는 대한항공이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차지했다. 두 팀은 V-리그 출범 이후 정규시즌 1위 경험은 있었으나 챔피언결정전에서는 단 한 번도 우승을 차지하지 못한 비운의 팀이었다. 하지만 올 시즌 끝내 정상에 서며 그간의 한을 풀었다.
먼저 우승을 확정지은 도로공사는 창단 48년 만의 첫 우승 샴페인이다. 도로공사는 지난 세 번의 챔피언결정전에서 모두 분루를 삼켰다. 하지만 올 시즌은 주축 선수들의 호조가 이어지며 정규시즌 우승에 이어 내친 김에 챔피언결정전까지 집어 삼켰다.

우승에 대한 목마름은 대한항공도 못지 않았다. 대한항공은 V-리그 출범 이후 삼성화재·현대캐피탈 양강 체제의 가장 강력한 대항마로 뽑혔다. 객관적인 전력도 뒤지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우승 문턱에서 네 번이나 미끄러졌다. 그런 대한항공은 올 시즌 포스트시즌에서 자신들에 비수를 꽂았던 삼성화재(플레이오프), 현대캐피탈(챔피언결정전)을 차례로 꺾고 우승 트로피에 입을 맞췄다. 의미가 있었던 포스트시즌이었다.
투자와 노력, 그리고 약간의 운이 따른 결과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도로공사는 이효희 정대영 배유나라는 베테랑 선수들을 차례로 영입했다. 여기에 올 시즌에는 FA로 풀린 박정아를 영입하며 팀의 고질병이었던 레프트 공격력을 보강했다. 외국인 트라이아웃에서도 1순위를 뽑아 이바나를 선택, 올 시즌 전력의 틀을 갖췄다. 김종민 감독의 리더십은 이 전력을 조화롭게 묶었다.
대한항공 또한 최근 몇 년간 자체 FA 선수들을 모두 잡으며 전력을 유지했다. 챔피언결정전에서 활약한 진성태 정성민은 트레이드로 영입했다. 2016-2017 시즌을 앞두고는 행운도 따랐다. 극히 낮은 확률에서도 외국인 트라이아웃 1순위를 잡으며 가스파리니를 영입했다. 가스파리니는 2년 동안 대한항공의 주포 몫을 톡톡히 했다.
이런 두 팀의 사례는 다른 팀들도 언제든지 우승에 도전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실제 여자부는 이제 모든 팀들이 챔피언결정전 우승 경력을 새기고 있다. 외국인 선발, FA 이동에 따라 내년 판도가 요동칠 가능성이 있다. 남자부는 올해 역대급 FA 시장을 예고하고 있다. 역시 어떻게 전력을 보강하느냐에 따라 내년 판도가 흥미진진해질 전망이다. 평준화 바람은 V-리그 인기몰이에도 도움이 된다. /skullboy@osen.co.kr
[사진] 박기원 감독(왼쪽)-김종민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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