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이 드디어 정상에 올랐다. 지난 시즌 현대캐피탈에 진 빚을 깨끗하게 갚으며 V-리그 출범 이후 첫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차지했다.
대한항공은 30일 인천계양체육관에서 열린 ‘2017-2018 도드람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전’ 현대캐피탈과의 4차전에서 세트스코어 3-0(25-22, 25-17, 25-20)으로 완승을 거뒀다. 1차전을 내준 대한항공은 2차전부터 4차전까지 세 판을 무실세트로 내리 잡고 기어이 우승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반면 2년 연속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노린 현대캐피탈은 세터진의 부상 여파를 이기지 못하고 무너졌다. MVP는 한선수에게 돌아갔다.
대한항공은 주축 선수들이 두루 활약했다. 주포인 가스파리니가 서브에이스 3개를 포함해 22점으로 펄펄 날며 팀 공격을 주도했다. 대한항공은 이날도 총 7개의 서브 에이스를 꽂아 넣으며 막강한 서브 위력을 자랑했다. 반대로 현대캐피탈은 안드레아스가 11점, 문성민이 9점을 기록했으나 다른 선수들의 조력이 부족했고 여기에 범실까지 속출하며 힘을 쓰지 못했다.
현대캐피탈은 이날 주전 세터 노재욱이 허리 디스크 증세로 뛰지 못한 가운데 어려운 경기를 이어갔다. 반면 대한항공은 체력의 열세를 정신적으로 만회하며 펄펄 날았다. 1세트도 대한항공의 승리였다. 막판 현대캐피탈의 추격을 허용했지만 집중력 있는 모습을 과시했다.
기세는 2세트 초반까지 이어졌다. 11-8까지 앞섰다. 현대캐피탈이 문성민과 안드레아스의 공격을 앞세워 추격했으나 대한항공은 흔들리지 않았다. 15-13에서 가스파리니의 백어택으로 한숨을 돌린 대한항공은 한선수의 연속 서브 득점으로 현대캐피탈의 기를 완전히 꺾은 끝에 2세트도 무난하게 잡아냈다.
현대캐피탈은 반격 동력을 상실했다. 반대로 대한항공은 한숨을 돌리고 더 여유 있게 경기에 임할 수 있었다. 현대캐피탈은 안드레아스를 빼고 송준호를 투입하는 등 여러 수를 써봤으나 견고한 대한항공의 벽을 무너뜨리기는 역부족이었다. 2점 리드한 채 10점 고비를 먼저 밟은 대한항공은 이후에도 강서브를 바탕으로 현대캐피탈의 추격을 무력화시켰다.
12-8에서는 가스파리니의 서브 득점이 나왔고, 15-12에서는 안드레아스의 백어택을 진성태가 블로킹으로 잡아내는 등 현대캐피탈이 따라붙을 만한 하면 기를 꺾었다. 결국 대한항공은 세트 중후반을 침착하게 풀어나간 끝에 통산 첫 번째 챔피언결정전 우승에 이르렀다. /skullboy@osen.co.kr
[사진] 인천=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