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진 전력을 100% 쏟아 붓지도 못하고 허무하게 무너졌다. 부상에 발목이 잡힌 현대캐피탈이 2년 연속 챔피언결정전 우승에 실패했다.
현대캐피탈은 30일 인천계양체육관에서 열린 ‘2017-2018 도드람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전’ 대한항공과의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0-3으로 졌다. 지난 시즌 극적인 역전 우승을 달성한 현대캐피탈은 정규시즌 우승이라는 유리한 조건을 십분 살리지 못한 채 아쉽게 물러섰다.
쉽지 않은 시즌이었다. 시즌 시작하기도 전에 외국인 선수 교체가 있었다. 바로티가 부상으로 퇴출당하면서 최태웅 감독이 생각했던 구상이 어그러졌다. 문성민이 다시 포지션을 바꿔야 했고, 안드레아스가 기존 선수들과 호흡을 맞추는 데도 오랜 시간이 걸렸다. 하지만 최태웅식 스피드 배구의 위력은 역시 대단했다. 금세 정상을 되찾았고, 시즌 중반 이후로는 1위 자리를 쭉 지킨 가운데 챔피언결정전에 직행했다.
그러나 문제는 부상이었다. 정규시즌 막판부터 부상자가 속출했다. 주전 선수들을 많이 뺀 정규시즌 막판부터 챔피언결정전까지 적잖은 시간이 있었으나 결국 컨디션이 올라오지 않았다.
특히 세터진의 부상이 심각했다. 주전세터이자 팀 스피드 배구의 지휘관인 노재욱은 끝내 허리 부상에 울었다. 시즌 때부터 좋지 않았던 허리가 하필 챔피언결정전에서 더 심각해졌다. 허리디스크 증상이 있는 노재욱은 결국 신경을 건드려 4차전에는 경기장에도 나오지 못했다. 백업세터 이승원도 늑골 쪽에 혹이 발견되는 등 정상이 아니었다. 문성민은 발목, 신영석은 무릎 쪽이 좋지 않아 제대로 된 훈련을 하지 못했다.
최태웅 감독은 “선수들의 컨디션을 세심하게 점검하지 못한 내 불찰”이라고 비난의 화살을 떠안았다. 결국 주축 선수들의 부상 속에 제대로 반격 한 번 해보지 못했다. 4차전에서는 안드레아스와 문성민이 분전했으나 ‘스피드 배구’의 기본적인 틀도 보여주지 못한 채 힘겨운 세트를 보내야 했다. 충격적인 3경기 연속 셧아웃 패배, 2연패는 너무 먼 곳에 있었다. /skullboy@osen.co.kr
[사진] 인천=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