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명과 얼굴을 공개하고 눈물로 미투 피해를 폭로했다. 이 때문에 가해자로 지목된 이는 모든 작품에서 하차하고 잠적했다. 그리고 한 달 뒤, 두 사람이 다시 온라인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엄지영과 오달수다.
오달수는 30일 한 매체 인터뷰를 통해 "과거를 떠올리며 당시 정황이 기억 났고 합의 하의 관계라고 생각할 만했던 정황들이 있었다. 하지만 용기를 낸 두 분 입장에서는 다르게 기억할 수도 있어서 침묵했다"고 지난달 불거졌던 미투 폭로 논란을 곱씹었다.
당시 오달수는 "부산에서 극단 활동할 때에 성추행을 당했다"는 익명의 폭로에 가해자로 지목됐고 침묵 끝에 "20대 초반으로 돌아가 차분히 스스로를 돌이켜 보았지만, 그런 행동을 한 적이 없다. 익명 댓글에서 제기된 주장은 결코 사실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이는 또 다른 피해자인 엄지영을 자극했다. 오달수의 후배 연극인 엄지영은 2월 27일 JTBC '뉴스룸'을 통해 얼굴과 실명을 공개하며 "2003년 오디션 조언을 구했고 오달수가 얼굴이 팔려 있어서 부끄러우니 들어가자고 한 곳이 모텔이었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어쩔 수 없이 결국 따라 들어갔고 성추행을 당했다. 더운데 씻자고 하면서 옷을 벗겨주려고 제 몸에 손을 댔다. 화장실에서도 계속 그러려고 하길래 도망쳤다"며 "오달수가 내 기억에는 없고 증거도 없으니 없었던 일이야 하는 걸 막았으면 좋겠다"고 눈물을 흘렸다.
오달수는 이에 관해 "엄지영의 말을 듣고 이미 성숙한 두 남녀간에 모텔에서 벌어진 일들이 제가 아는 단어 '성추행'에 해당하는지 스스로에게 묻는 시간을 가졌다. 반박하고픈 마음도 들었지만 지난 기억에 대한 깊은 사죄를 드리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고 해명했다.
엄지영은 자신이 용기를 낸 이유에 대해 "연기 입시학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데 저 같은 일을 당할까 안타까웠다"며 "다른 피해자들 실명은 몰라도 들은 얘기가 많다. 분명 더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미안하고 힘든 일이다. 더 나와주셨으면 좋겠다"고 또 다른 피해자가 있음을 알렸다.
그러나 오달수는 매체 인터뷰에서 "전 강간범, 성폭행범은 아니다. 그렇게 살지 않았다. 20대 치기 어린 시절, 저와의 관계에서 상처 받은 여성분이 있다면 그 자체만으로 진심으로 사과를 드리고 싶고, 어린 저를 꾸짖고 싶다. 하지만 제가 그 둘의 얘기로 '강간범'으로 평생을 살아야 한다면, 그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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