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 김태호 PD가 1인자 유재석에 대해 언급했다.
30일 오후 서울시 마포구 상암MBC 센터에서는 MBC '무한도전'의 김태호 PD의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이날 김태호 PD는 종영을 앞두고 13년간 이어온 '무한도전'에 대해 말했다. 그는 '무한도전'의 종영 과정과 멤버들의 반응을 전했다. 무엇보다 김 PD는 '무한도전'의 1인자 유재석을 언급했다.
김태호 PD는 "시즌제도 좋지만 종영 표현이 쓰이는 게 마음이 아팠다. 지난 13년 동안 제가 부족한 느낌을 너무 많이 받았다. 스토리텔링이 좋은 PD가 맡으면 참 좋겠고, 그러면 좀 다른 방향으로 뻗어나갈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을 많이 했다. 가족처럼 알고 있는 정보들, 성향들이 많다보니 초반보다는 좌충우돌이 발견되는 기회가 적어졌다. 시청자들도 저란 인물 때문에 스토리가 뻗어나가지 못한다는 생각을 했다"고 종영을 결정한 계기를 밝혔다.
아직 '무한도전' 시즌2는 아무 것도 결정된 바가 없다는 게 김태호 PD의 말이다. 그는 "물론 멤버들과 다시 돌아오면 좋겠다. 하지만 관성으로 '무한도전'이 돌아가는 건 원하지 않는다. 멤버들이 가지고 있는 예능관이 조금씩 다르다. 예능 트렌드도 그렇지 않나. 오디션, 리얼 등이 트렌드로 왔고 거기에서 우리가 어떻게 헤쳐나갈까 생각했다. 우리가 많이 얘기를 한 게 이제는 눈에 띄는 재미보다 사이를 뚫고 가는 그런 상황인 것 같다. 그거에 대한 답을 찾으면 돌아올 수 있을 거 같다"고 말했다.
그는 마지막 순간 유재석을 떠올렸다. 김 PD는 "유재석씨가 없었으면 여기에 없었을 거다. 이게 될까, 저게 될까 이런 논의 상대는 유재석씨였다. 그거에 대해서 자신있게 해보자, 아니면 말고의 공감을 해준 것이 바로 유재석씨다. 저도 걱정이지만, 유재석씨가 다음주 목요일부터 공허하지 않을까 걱정도 앞선다"고 유재석을 걱정해 눈길을 모았다.
김 PD는 "'무한도전'을 하면서 부담은 정말 많았다. 유재석과 친해지고 싶어 들어왔던 '무한도전'으로 전 국민과 친해질 수 있었다. '무한도전'이 잘 자리잡았을 때에는 이건 젊은 PD들이 2년 마다 바꿔가며 해도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앞으로도 저는 꼬리표가 '무한도전'이라고 불려질 거다. 그동안 이 프로그램 때문에 느꼈던 자부심도 남지만 나로 인해 안 좋은 영향은 받지 않았을까 아쉽기도 하다"고 말하며 '무한도전'의 시작이 유재석이었음을 전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프로그램에 대한 방향성, 가장 큰 고민들을 나누는 건 역시 유재석이었다. 그런 유재석의 앞날에 김태호 PD는 응원을 당부했다. 김 PD는 "멤버들에게 꼭 필요한 시기라고 생각한다. 시청자들의 기대감이 어긋나지 않은 모습으로 돌아오기 위해 노력하겠다. '무한도전'을 아끼는 마음은 우리 멤버들이 더 클 거라 생각한다. 시청자들이 바라는 것처럼 '무한도전'으로 돌아올 수 있었으면 나도 참 좋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무한도전'을 우선순위에 두고 고민을 했던 김태호 PD를 위해 늘 곁에 있어줬던 유재석은 김 PD와 함께 잠시 '무한도전'을 떠나게 됐다. 두 동반자는 이제 잠시 이별해 더 좋은 만남을 기약할 예정. 이들이 과연 시즌2로 재회할 수 있을지 궁금증을 모은다.
한편 '무한도전'은 오는 31일 시즌1 종영을 앞두고 있다. 김태호 PD는 올해 가을 다시 컴백할 예정이며, 유재석, 정준하, 박명수, 하하, 조세호, 양세형은 시즌2에 합류할지는 아직 미정이다. / yjh0304@osen.co.kr
[사진] MBC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