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레터]'꽃뱀'·'베팅'..곽도원·임사라vs박훈, 진정한 미투? 모두 경솔했다
OSEN 최이정 기자
발행 2018.03.30 15: 20

 배우 곽도원 측과 이윤택 성폭력 피해자 측 간의 대립, 그리고 영화 '부러진 화살'의 실제 모델인 박훈 변호사의 일침이 일주일간 지속됐다. 모두들 '진정한 미투의 본질을 훼손시키면 안 된다'에는 뜻을 함께하면서도 경솔한 모습을 보인 것에서는 동일하다.
일단 곽도원과 소속사 대표 겸 변호사 임사라는 자신이 생각하는 진실을 폭로한다는 뜻은 존중할 만하나 신중하게 선택해야 할 말의 표현에서 경솔함을 보였다. 
실제 사건의 발단이기도 한 임사라 대표가 지난 24일 올린 SNS글에는 곽도원이 연희단거리패 후배들을 돕고 싶어 약속 자리에 나갔지만 오히려 후배 4명에게 금품 요구 협박을 받았다는 충격적인 내용이 담겨 있었다. 이에 해당 연희단거리패 후배들에 대한 대중의 비난이 들끓었고, 후배들은 즉각 "사실이 아니"라며 반박하는 입장을 취했던 바다. 

날선 진실 대립 구도에서 대중의 관심은 정작 임사라 대표가 선택한 '꽃뱀'이라는 단어에 쏠렸다. 임사라 대표가 규정한 '꽃뱀'과 그 꽃뱀을 자신이 바로 알아볼 수 있다는 식으로 쓴 '촉이 왔다' 등의 표현은 일종의 프레임 씌우기란 비판에 맞딱뜨렸고, 결국 임사라 대표는 이를 스스로 수정, 삭제했다.
곽도원의 경솔함 역시 자신이 덧붙인 말에 있었다.
곽도원은 '임사라 대표 뒤에 숨어있지말고 직접 열어라'는 반응이 이어지자 자신의 SNS에 후배들에게 협박을 받았다고 에둘러 주장하면서도 이들을 이해하고 용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리고 논란의 시발점이 된 임사라 대표의 '꽃뱀' 발언에 대해서는 "임사라 대표가 한 꽃뱀 발언은 미투 피해자들을 지칭한 것은 절대 아니다. 혹시나 저에게 또다른 허위 미투가 생길까 염려해 먼저 글을 올린 것이고, 나는 임 대표의 행동이 소속사 대표로서 마땅히 했어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옹호했다.
어느 정도 곽도원의 진심이 담겨있는 글이었지만 마지막 단락에서 그의 경솔함이 묻어나왔다. 그는 자신을 공개 저격한 박훈 변호사를 향해 "만약 임사라 변호사가 한 말이 사실이라면 저랑 1억빵 내기하실래요? 제가 이기면 변호사님께 받은 돈으로 이윤택 피해자들과 101명 변호인단 모시고 소고기로 회식하겠습니다~~ 어떠세요? 콜? 만약 제가 이기면 끝까지 받아낼겁니다. 마른 오징어에서 액끼스 나오는거 아시죠? ㅡ답십리 똥식이가"라는 추신을 웃음 표시와 함께 덧붙였다. 그리고 의도했든 하지 않았든 대중의 관심을 또 다른 자극적인 '돈 베팅'으로 몰아갔다.
이런 곽도원을 맹비난하며 대립각을 세우던 박훈 변호사 역시 이 돈 베팅에 "곽도원아, 1억 걸고 10억 더하자"라고 맞받아쳐 파장을 일으켰던 바다.
박훈 변호사는 30일 자신의 SNS에 이런 경솔함을 인정하고 사과했다. 그는 "저의 잘못을 참회합니다. 앞으로 이런 행위를 다시는 하지 않겠습니다”라며 “곽도원 배우의 저에 대한 1억 도발을 응징한다고 10억 운운했던 것을 철회하고 참회합니다. 그러나 곽도원 배우와 임사라 씨는 이 사태에 대해 냉정하게 판단하고, 피해자들을 꽃뱀 취급한 것에 대해 사과 해야할 것입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다시 한 번 사건을 희화화 시킨 저의 경솔함에 대해 머리 숙여 반성과 참회 그리고 용서를 구합니다"라고 재차 사과했다.
사회적으로 영향력이 있는 사람들이고, SNS는 이제 단지 '개인의 의견' 창구가 아닌 만큼, 더욱이 미투 관련된 사안에서는 발언 하나하나에 신중해야 할 것이다. 진짜 피해자들을 위해서도 말이다.
한편 녹취록에 협박 내용이 담겨져 있다는 임 대표의 말과는 달리 이윤택 성폭력 사건 공동대책위원회는 지난 29일 "곽도원 측 임사라 변호사가 일방적으로 보내 온 녹음 파일은 전체가 아닌 일부 파일이고, 해당 내용과 피해자들이 녹음한 내용, 상호 주고받은 문자 등은 협박이나 금품요구와는 무관한 것으로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임사라 변호사로 인한 2차 피해에 대하여 명예훼손 등으로 법적 대응을 진행하고 있다"고 강경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이제 싸움은 법정으로 가게 됐다.
[사진] 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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