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콜 미 바이 유어 네임'(Call Me by Your Name)이 10만 관객을 돌파한다. 흥행과 작품성 면에서 모두 성공을 거두고 관객들에게 선택의 다양함까지 제공했다는 점에서, 3월 비수기 극장가를 빛나게 한 진짜 승자라고도 할 만 하다.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배우 티모시 샬라메와 아미 해머 주연 외화 '콜 미 바이 유어 네임'(감독 루카 구아다니노)은 지난 29일 하루동안 전국 6,197명을 동원, 누적관객수 9만 9,255명을 기록했다. 박스오피스 순위는 6위. 단 160개 스크린으로 거둔 눈부신 성과다.
이로써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은 지난 22일 개봉 이래 9일만에 10만 고지를 넘게 됐다. 소니 픽쳐스는 공식 SNS에 "이 (흥행)속도 실화냐?"란 말을 쓰며 자축했다. 앞서 아트버스터 '캐롤'의 개봉 첫 주 누적 관객수를 제쳤던 바다.
'아이 엠 러브'(2011) '비거 스플래쉬'(2016) 등으로 주목받은 이탈리아 출신 루카 구아다니오 감독의 신작인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은 로맨틱한 제목에서부터 알 수 있듯, 퀴어영화이자 성장영화이지만, 무엇보다도 두 사랑하는 사람의 이야기를 그린 멜로물이다. '첫사랑 영화의 마스터피스'란 평을 듣고 있다.
영화 뿐 아니라 국내 주요 음반 판매 사이트에서 OST가 연일 베스트셀러 1위를 휩쓸며 이른바 '콜바넴' 신드롬의 열기를 확인케 한다.
세계 유수 영화제를 휩쓴 화제작이란 점과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각색상을 받은 후광이 있긴 하지만 영화 자체의 힘이 상당해 스크린 열세 속에서도 입소문으로 흥행을 이뤄나가고 있다. 더불어 주연을 맡은 티모시 샬라메는 이 작품으로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역대 최연소 남우주연상 후보에 오르는 등 단숨에 할리우드 유망주로 급부상했다.
작가 안드레 애치먼이 2007년 선보인 동명 소설이 원작으로 국내에서는 '그 해, 여름 손님'이란 제목으로 출간됐다. 영화는 따스하고 나른한 이탈리아를 배경으로 열 일곱 엘리오(티모시 샬라메)의 처음이자 스물 넷 올리버(아미 해머)의 전부가 된 그 해, 여름보다 뜨거웠던 사랑을 담았다.
일각에서는 '퀴어물의 판타지'라는 시선으로 영화를 보기도 하지만, 사랑에 대한 보편적인 감성을 감각적이고 때로는 자극적인 색채로 담은 이 작품을 퀴어물이란 한계에 가둘 수 없다. 특히 라스트신의 여운에 '콜바넴 앓이'를 호소하는 관객들이 상당하며 N차 관람이 이뤄지고 있는 분위기다. /nyc@osen.co.kr
[사진] 영화 포스터, 스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