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에 비수’ 박정아, 정든 화성에서 우승 확정할까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8.03.27 11: 00

익숙했던 경기장으로 돌아와 익숙했던 임무에 도전한다. 그러나 유니폼이 다르다. 박정아(25·한국도로공사)가 여자부 챔피언결정전의 키를 쥐었다.
IBK기업은행과 한국도로공사는 27일 화성에서 챔피언결정전 3차전을 갖는다. 1·2차전은 도로공사의 승리였다. 1차전 극적인 역전승으로 기세를 탄 도로공사는 2차전도 잡고 상대를 벼랑 끝으로 몰아넣었다. 이제 1승이면 프로 출범 후 첫 구단의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확정지을 수 있다.
방심은 이르다. 챔피언결정전 3회 우승에 빛나는 기업은행도 저력이 있는 팀이다. 1차전에서 증명이 됐다. 그러나 주포인 메디의 체력 저하가 뚜렷하게 보인다는 것이 불안요소. 이에 대다수의 전문가들은 도로공사가 자기 기량만 발휘할 경우 무난히 챔피언결정전 우승에 이를 것이라 내다보고 있다. 그 ‘자기 기량 발휘’는 박정아에게 달렸다.

몸짓 하나하나에서 우승에 대한 열망을 느낄 수 있는 대활약이었다. 박정아는 1차전에서 27점(공격 성공률 49.02%)로 산뜻한 예열을 마친 것에 이어 2차전에서는 공격 성공률을 51.11%까지 끌어올리며 24점을 보탰다. 외국인 선수 이바나가 팀 내 최다 득점자이기는 했지만 전체적인 성공률과 순도에서 박정아가 사실상 에이스 몫을 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박정아와 기업은행의 인연은 굳이 이야기를 할 필요가 없을 정도다. 프로 첫 유니폼이 기업은행이었고, 세 차례의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함께 했다. 각별한 동료들도 여전히 기업은행에 남아있다. 그러나 올 시즌을 앞두고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행사하며 이적, 이제는 적이 됐다. 그리고 정들었던 코트에서 또 한 번의 우승 세레머니를 준비하고 있다.
반대로 1패가 곧 시즌 종료를 의미하는 기업은행으로서는 박정아의 발을 묶는 것이 지상과제가 됐다. 기업은행은 1·2차전에서 상대 주포인 이바나를 비교적 잘 막았다. 메디가 이바나의 앞에 섰고, 수비도 길목을 잘 지켰다. 그러나 반대편의 박정아를 막지 못해 구멍이 생겼다. 박정아가 기업은행을 잘 아는 것처럼, 기업은행도 박정아의 장·단점을 잘 알고 있다. 3차전부터는 반전을 만들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skullboy@osen.co.kr
[사진] KOVO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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