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번 시드의 반란’ 전자랜드, 첫 챔프전 갈 수 있을까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8.03.24 16: 40

KBL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챔프전도 가보지 못한 구단이 있다. 바로 인천 전자랜드다. 전자랜드가 오랜 비운을 깰 기회를 잡았다.
인천 전자랜드는 24일 인천삼산체육관에서 벌어진 ‘2017-2018 정관장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전주 KCC에게 78-79로 패했다. 2승 2패로 동률을 이룬 두 팀은 26일 전주에서 최종 5차전에 돌입한다.
전자랜드는 프로농구서 가장 운이 없는 구단으로 통한다. KBL 역사상 챔프전 우승이 없는 팀은 kt, LG, 전자랜드 세 팀이다. 이 중 챔프전에 가보지도 못한 팀은 전자랜드가 유일하다. 항상 6강 진출에는 성공하지만, 플레이오프서 탈락의 고배를 마시곤 한다. 올해도 6강에 턱걸이한 전자랜드에게 ‘금방 탈락하겠지’라는 비관론이 우세했다.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달랐다. 전자랜드는 한 발 더 뛰는 기동력 농구로 호화군단 KCC와 대등한 경기를 하고 있다. 전자랜드에 특별히 내세울 스타는 없다. 선수들도 각 포지션에서 키가 작은 언더사이즈가 대부분이다. 그럼에도 전자랜드는 특유의 투지와 열정을 내세우고 있다.
전자랜드는 플레이오프서 많이 가야 4강이 한계였다. 서장훈, 문태종, 허버트 힐이 있던 2011년 4강전서도 KCC에게 1승 3패로 밀렸다. 당시 경기 후 코칭스태프끼리 욕설이 오가는 등 험악한 분위기 속에서 시리즈가 치러졌었다. 결국 우승은 KCC가 했다. 전자랜드로서는 우승에 가장 가까웠다고 평가받는 시즌이었다.
불운은 계속됐다. 2015년 전자랜드는 6강서 SK를 3-0으로 완파했다. 전자랜드는 4강에서 원주 동부를 맞아 잘 싸웠다. 하지만 5차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70-74로 아쉽게 패해 챔프전 진출을 또 놓쳤다. 4강에서 힘을 모두 뺀 동부가 챔프전서 모비스에게 0-4로 힘없이 무너졌다. ‘포주장’ 포웰을 중심으로 똘똘 뭉쳤던 전자랜드가 차라리 챔프전에 가면 어땠을까하는 소리가 나올 정도였다.
프로농구가 생긴 이래 전자랜드는 늘 마이너구단이었다. 구단이 해체위기까지 한 차례 겪는 등 온갖 시련을 잡초처럼 이겨냈다. 이런 전자랜드도 이제 우승에 대한 꿈을 꿀 때도 됐다. 4차전을 내준 것은 아쉽지만 5차전서 승리한다면 4강행이다. SK의 전력이 객관적으로 강하지만, 애런 헤인즈가 부상으로 빠졌다는 행운도 있다.
미국대학농구 토너먼트에서는 11번 시드 로욜라-시카고 대학이 8강에 올라 돌풍을 이어가고 있다. 전자랜드가 5차전서 이겨 ‘6번 시드의 반란’을 계속 이어갈지 관심사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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