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방②] '손꼭잡고' 강렬한 신파의 향기..그럼에도 기대작인 건
OSEN 유지혜 기자
발행 2018.03.22 07: 10

'손 꼭 잡고, 지는 석양을 바라보자'가 강렬한 신파를 예고했다. 그럼에도 미적 연출, 배우들의 연기 등이 드라마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지난 21일 오후 첫 방송된 MBC 새 수목드라마 '손 꼭 잡고, 지는 석양을 바라보자'(이하 '손 꼭 잡고')에서는 남현주(한혜진 분)가 건강 이상을 판정 받는 모습이 그려졌다.
평범한 주부인 남현주는 어머니가 앓았던 뇌종양에 대한 공포를 가지고 있다. 그는 건강하다는 진단과 달리, 자신의 오진을 인정하며 재검사를 권유하는 의사 장석준(김태훈 분)에게 분노했다. 괴팍하지만 세계 3대 명의로 꼽히는 장석준은 삶에 미련이 없는 듯 보이는 남현주를 보며 그의 집까지 찾아가 "살리고 싶다"고 진심을 전했다. 그런 장석준에게 남현주 또한 "살고 싶다"고 속내를 전했다.

몰락한 천재 건축가이자 남현주의 남편 김도영(윤상현 분)도 시험에 들었다. 그는 데뷔 당시, 천재로 평가 받았지만 그만 추락하고 말았다. 그런 그에게 주어진 '건축가의 선망' JK그룹 건물 설계. 꿈만 같은 일이었지만, 이 뒤에는 김도영의 첫사랑 신다혜(유인영 분)가 있었다. 신다혜는 이미 남현주를 만나 "김도영씨 뺏으려고 왔다"고 선전포고를 한 상태였다. 
'손 꼭 잡고'의 첫 회에는 평범하지만 굳건하게 살아온 남현주와 김도영 부부에게 닥친 고난을 풀어내는 것에 집중했다. 시한부, 뇌종양, 첫사랑 등 신파 키워드가 곳곳에 배치된 '손 꼭 잡고'는 첫 회부터 극한 상황에 내몰린 남현주의 오열로 시청자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뻔한 신파로 보일 법한 '손 꼭 잡고'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대할 만한 요소들이 많다. 일단 배우들의 열연이다. 한혜진은 4년 만에 '손 꼭 잡고'로 복귀했고, 윤상현은 이 작품으로 정통 멜로에 첫 도전을 한다. 유인영이나 김태훈은 각각 윤상현의 첫사랑, 한혜진의 새 사랑으로 매력을 발산한다. 연기력으로는 흠 잡을 데 없는 네 사람은 첫 등장에서부터 강렬하면서도 서로 다른 뚜렷한 개성을 나타내 드라마를 다채롭게 했다.
감각적 연출도 '손 꼭 잡고'를 기대하게 만드는 관전 포인트다. '손 꼭 잡고'의 화면은 아련한 영상미를 자랑한다. 마치 수채화 같은 색감은 '손 꼭 잡고'의 신파적 요소를 희석하는 효과를 준다. 남현주를 창문 너머로, 과감한 풀샷으로 잡아내는 장면들에서는 캐릭터의 양면적 감정을 구도만으로 표현하는 세련됨이 엿보였다. 다양한 장치로 오롯이 스토리에 흐르는 감정에 집중하는 과감한 연출은 '손 꼭 잡고'의 몰입도를 높이는 신의 한 수가 됐다.
'손 꼭 잡고'는 뜯어보면 연출하기도, 표현하기도 까다로운 작품이다. 캐릭터들의 전사나 자세한 상황은 그들이 나누는 대화로만 어렴풋이 드러나고, 오로지 캐릭터들이 느끼는 감정의 앙상블로만 스토리를 전개시키기 때문이다. 어쩌면 도박이 될지도 모르는 '감정 올인' 스토리에 과감한 연출, 배우들의 호연이 덧붙여지니 '손 꼭 잡고'는 뻔한 신파가 아닌 '계속 보고 싶은' 신파가 됐다. 첫 방송에서는 합격점을 받은 '손 꼭 잡고'가 지금의 템포를 유지하는 것이 성공의 관건으로 보인다./ yjh0304@osen.co.kr
[사진] '손 꼭 잡고, 지는 석양을 바라보자' 방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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