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우승①] ‘챔프전 MVP’ 김정은, 데뷔 13년 만에 첫 우승 한풀이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8.03.21 21: 01

김정은(31·우리은행)이 13년 맺힌 우승 한을 풀었다.
아산 우리은행은 21일 청주체육관에서 개최된 ‘신한은행 2017-2018 여자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3차전에서 홈팀 청주 KB스타즈를 75-57로 이겼다. 3연승을 달린 우리은행은 통합 6연패 달성에 성공했다.
우승이 기쁘지 않은 선수가 있겠냐마는 우승이 확정되자 유독 많은 눈물을 쏟아낸 선수가 있었다. 바로 처음 우승을 맛 본 김정은이었다. 챔프전 내내 결정적인 활약을 펼친 김정은은 기자단 투표에서 가장 많은 53표를 얻어 MVP로 선정돼 기쁨이 두 배로 컸다.

천신만고 끝에 얻은 값진 우승이다. 김정은은 2005년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신세계에 입단하며 프로농구의 대표 득점기계로 떠올랐다. ‘국가대표’, ‘득점왕’, ‘연봉킹’ 등 각종 화려한 수식어를 달고 살았던 김정은이다. 하지만 정작 우승과는 거리가 멀었다. 항상 소속팀이 하위권에 속해 플레이오프조차 제대로 경험해보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신세계와 KEB하나은행에서 에이스로 활약했던 김정은은 유독 팀 성적과는 거리가 멀었다. 2016시즌 KEB하나가 첼시 리를 앞세워 챔프전에 올랐지만 김정은은 부상으로 도움이 되지 못했다. 설상가상 첼시 리의 신분조작 사건이 불거지면서 KEB하나의 챔프전 진출기록은 삭제가 됐다. 부상까지 겹친 김정은은 ‘한 물 갔다’는 평까지 들었다.
FA가 된 김정은은 위성우 감독의 부름을 받고 우리은행으로 전격 팀을 옮겼다. 우승과 재기를 위해 마음을 독하게 먹었다. 한편으로 매년 우승하는 우리은행에 내가 가세해서 패하면 어쩌나 하는 마음도 앞섰다. 기우였다. 김정은의 가세로 우리은행은 박혜진과 임영희에게 집중된 수비가 분산되는 효과를 거뒀다. 김정은은 고비 때마다 한 방을 터트리며 챔프전에서도 맹활약, MVP에 가장 어울리는 선수가 됐다.
위성우 감독은 “대표팀 감독시절에 김정은을 보면서 ‘충분히 재기할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 본인의 간절함과 노력이 더해져 내 생각보다 훨씬 좋은 활약을 펼쳐줬다”며 고마움을 표했다.
정규리그 우승 후 김정은은 “‘나 때문에 우승 못하면 어쩌나?’하는 생각도 부담을 더했다. 우승트로피를 보니까 나도 모르게 왈칵 (눈물이) 쏟아졌다. ‘아! 어쨌든 했구나!’ 그런 생각을 했다”며 감회에 젖었다. 챔프전 우승으로 김정은은 농구인생에서 정점을 찍었다. 이제 누구나 챔피언으로 기억하는 훈장을 얻게 됐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청주=박준형 기자 / soul1011@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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