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선아가 가슴을 울리는 공감 명대사로 유쾌한 웃음 속 진한 여운을 전하고 있다.
김선아는 SBS 월화드라마 ‘키스 먼저 할까요’(극본 배유미, 연출 손정현, 제작 SM C&C)에서 안순진 역을 맡아 시청자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키며 극에 깊이를 더하고 있다. 나사 하나 빠진 듯, 한없이 가벼워 보였던 안순진의 가슴 아픈 사연이 하나 둘 씩 베일이 벗겨지며 이를 그려내는 김선아의 내공이 담긴 세밀한 감정 연기가 공감과 감성을 제대로 두드리고 있는 것.
‘키스 먼저 할까요’ 안순진 캐릭터가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는 이유는 엉뚱한 웃음 속에서도 공감이 탄탄하게 자리 잡고 있기 때문. 그 중심에는 인생의 달고 쓴맛을 맛본 안순진이 건네는 공감 자극 명대사가 있다. 아무렇지 않은 듯 덤덤하게 내 뱉지만 깊은 무게감으로 가슴에 스며드는 여운을 남기는 김선아의 명불허전 연기가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이에 공감 명대사를 짚어봤다.
#1. “나도 열심히 살았다. 못 먹고, 못 자고, 못 놀고” 현실과 맞닿아 더 파고드는 김선아의 외침
집이 법원에 넘어가 하루아침에 살 곳을 잃어버린 순진은 텅 비어버린 집 안 가득 맴도는 싸늘한 냉기에 몸서리 처야 했다. 마침 항공사에서도 파면돼 직장도 잃은 상황. 순진은 절망스러운 현실과 마주했다. 평생을 항공사에서 몸 바쳐 일했지만 이든(정다빈 분)의 갑질로 인해 억울하게 파면됐고, 학원에서도 그녀를 받아주지 않았다.
결국 순진은 마트에서 5시간을 방치된 채 기다린 후에야 캐셔 자리를 어렵게 구해 일을 시작할 수 있었다. 집에 돌아와 잠을 청하던 순진은 결국 참지 못하고 벌떡 일어났다. “나도 열심히 살았다고. 못 먹고, 못 자고, 못 놀고. 나도 그렇게 열심히 살았다고!”라는 순진의 외침은 그 누구보다 절절하게 가슴에 와 닿았다. 주어진 상황에서 매사 최선을 다해 못 먹고, 못 자고, 못 놀며 살아가지만 불시에 덮쳐오는 불행은 우리에게 좌절을 안긴다. 김선아는 이러한 순진의 좌절감과 슬픔을 섬세하게 그려내며 가슴 깊숙이 파고들었다.
#2. “사랑해주세요. 사랑받고 싶어요, 나도” 훅 치고 들어와 시청자 울컥하게 한 김선아의 진심
버스데이트를 즐기던 순진은 무한의 어깨에 기대 잠들어 차고지까지 가게 됐다. 어둠이 내려앉은 버스 안에 단둘이 남게 되자 두 사람은 보다 진솔한 마음을 말할 수 있었다. 무한은 “아주 많이 당신을 사랑해볼까 한다”라고 말하면서도 “내 욕심이 당신을 세상 끝으로 데리고 가게 될까봐”라며 사랑을 주저했다. 순진은 “하루하루가 세상 끝”이라고 담담히 말했다.
김선아는 “살만큼 살아서, 아플 만큼 아파서. 이젠 떨어져도 더 아플 거 같진 않은데”라는 대사를 덤덤하게 말하면서도 순진이 짊어진 상처의 깊이를 눈빛에 담아내며 시청자들의 마음을 흔들었다. “사랑해주세요. 사랑받고 싶어요, 나도”라는 간절함과 진심을 눌러 담은 순진의 고백은 큰 울림으로 뭉클함을 자아냈다. 사랑에 지쳤고 믿지 않는다고 했지만, 여전히 누군가에게 사랑받고 싶고, 사랑하고 싶은 여자 안순진 그자체가 된 김선아의 연기는 진심의 힘으로 가슴을 두드렸다.
#3. “어떤 슬픔은 아무도, 아무 것으로도 위로가 안돼요” 슬픔을 알기에 더 따뜻했던 위로
죽음의 의미를 아는, 남겨진 이들의 슬픔의 크기를 아는 순진의 위로는 남달랐다. 반려견 별이와의 이별을 마주한 무한의 상황을 알게 된 순진은 미안함과 연민에 가슴 아파했다. 개 알레르기가 있음에도 죽어가는 별이를 따뜻하게 안아주며 “애썼어, 수고 많았어”라고 마지막 인사를 전했고, 홀로 별이의 죽음을 감당해야 했던 무한의 집밖에서 고통의 순간을 함께 지켰다.
“어떤 슬픔은 아무도, 아무 것으로도 위로가 안돼요”라며 “당신을 보자마자 안아주겠다”는 김선아의 애틋한 내레이션에는 사람 사이의 온기와 가슴 아린 슬픔이 공존했다. 이미 사랑했던 이들을 자신의 곁에서 떠나보낸 경험이 있는 순진이기에 무한의 고통의 깊이를 헤아릴 수 있었다. 그렇기에 아무것도 묻지 않고 무한을 감싸 안은 김선아의 연기는 치유와 위로를 전하며 따뜻함으로 물들였다.
#4. “나도 여자구나. 나도 사람이구나” 가슴 아프도록 시렸던 김선아의 눈물
사랑을 나눈 후 순진은 무한에 대한 고마움에 눈물을 보였다. 무엇이 고맙냐고 묻는 무한에게 순진은 “당신 시선”이라고 대답했다. 이어 “누군가 날 원하는 느낌, 누군가한테 선택받은 느낌 정말 오랜만에 받아봤다. 나도 여자구나, 나도 사람이구나. 나도 살아있는 사람이었구나”라는 순진의 대사는 시청자들의 가슴을 시큰하게 울렸다. 순진은 남편 경수와의 이혼 이후 사람들에게 마음을 닫고 얼어붙은 심장으로 살아왔다.
무한의 배려는 순진의 마음을 서서히 녹였고, 녹아든 순진은 비로소 무한에게 마음을 열었다. 김선아는 서서히 변화하는 순진의 모습을 감정의 높낮이를 조율하는 연기로 섬세하게 풀어내며 감정이입을 도왔다. 특히 자신이 누군가에게 소중하게 여겨질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에 뭉클해진 순진의 감정선을 녹여낸 김선아의 뜨거운 눈물은 시청자들의 감성에 파문을 일으키며 진한 여운을 남겼다. /parkjy@osen.co.kr
[사진] '키스 먼저 할까요'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