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 캠벨, "英 정부, 정치적 목적 WC 보이콧은 히틀러나 하는 짓"
OSEN 이인환 기자
발행 2018.03.17 11: 42

"만약 내가 선수 시절 월드컵 결승전을 정치적 이유로 놓친다면 매우 화가 났을 것이다. 정부가 올바른 결정을 내려야 한다."
영국 '더 선'은 17일(한국시간) "잉글랜드의 전설적인 수비수 솔 캠벨은 테리사 메이 총리가 주장한 월드컵 보이콧은 히틀러와 무솔리니, 프랑코 정권이나 하는 짓이라고 지적했다"고 보도했다. 테레사 메이(보수당) 영국 총리는 러시아에 대한 강경 대응책의 일환으로 월드컵 보이콧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4일 영국 솔즈베리에서 러시아와 영국의 이중 간첩으로 활동했던 세르게이 스크리팔과 그의 딸 율리아가 독극물에 중독된 채 발견됐다. 테레사 메이(보수당) 영국 총리는 14일 “전직 러시아 스파이에 대한 암살 시도에 대해서 러시아 정부가 직접는 24시간 내에 책임 있는 해명을 내놓으라”고 하원에서 요구했다. 

하지만 러시아 정부가 아무런 답변을 주지 않자 강경 대응을 택했다. 메이 총리는 영국 국가 안보위원회에서 러시아로부터 들어오는 화물, 운송 강화, 러시아 자산 동결, 러시아와 예정된 고위급 회담 중단, 신규 보안법 규정 등 강경 제재안을 발표했다.
메이 총리의 러시아 제재안에는 그를 비롯한 영국 정부 각료들과 왕실 관계자들이 이번 러시아 월드컵을 참석하지 않겠다는 보이콧도 포함됐다. 단순한 고위 인사의 불참을 넘어서 잉글랜드 대표 팀의 대회 불참으로 이어질 수도 있는 상황. 
잉글랜드 축구협회(FA)는 이러한 영국 정부의 강경한 반응에도 '세계 축구 팬들을 위해 대회에 참가해야 된다'고 주장했지만, 메이 총리를 비롯한 영국 정부는 러시아에서 열리는 이번 월드컵의 성공적 개최에 협조할 수 없다는 자세를 유지하고 있다.
월드컵을 러시아 압박 카드로 꺼낸 영국 정부의 태도에 축구 선수 출신인 캠벨은 불만을 나타냈다. 1992년 토트넘에서 데뷔한 캠벨은 아스널, 포츠머스, 노츠 카운티를 거쳐 2011년 뉴캐슬 유나이티드에서 은퇴했다.
캠벨은 정치에도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 그는 은퇴 이후 코치 커리어 대신 정계 입문에 나서기도 했다. 그는 보수당의 열렬한 지지자로 알려졌다. 브렉시트 당시 캠벨은 찬성 의사를 밝히며 "브렉시트는 잉글랜드 축구에 도움이 될 것이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번 월드컵 보이콧에 관해 캠벨은 "정치인들은 항상 스포츠의 힘을 자신들의 이익을 위한 선전 카드로 사용했다. 정치인들은 사람들의 마음과 그들의 힘을 조절하기 위해 스포츠와 축구를 사용했다. 히틀러, 프랑코, 무솔리니 같은 독재자들이 그랬다"고 문제점을 지적했다.
캠벨은 선수들에게 스포츠의 힘으로 어떠한 정치적 문제도 뛰어넘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축구는 변하지 않고, 무엇보다 강력한 것이다. 나도 국제축구연맹(FIFA)의 초대로 러시아로 가서 선수들과 함께할 것이다"고 독려했다.
이어 "이번 러시아 월드컵은 정치적으로 큰 위험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이 월드컵이 계속되어야 한다는 것은 아니지만, 만약 내가 선수 시절 월드컵 결승전을 정치적 이유로 놓친다면 매우 화가 났을 것이다. 정부가 올바른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캠벨은 "영국 정부가 올바른 결정을 내려야 한다. 선수들은 월드컵을 가서 뛰고 싶어 한다. 스포츠는 정치적 문제를 뛰어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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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아래는 브렉시트 지지행사에 참석한 캠벨.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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