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는 올 시즌 7인 선발 로테이션을 운용을 고민 중이다. 고정 5인 선발에 나머지 2명을 팀 상황, 상대팀 대진에 따라 스팟 스타터로 활용하겠다는 게 한용덕 감독의 구상. 2명의 스팟 스타터가 바로 배영수(37)와 송은범(34), 두 베테랑 투수다.
배영수와 송은범은 16일 대전 kt전 시범경기에 나란히 출격한다. 배영수가 선발로 등판하고, 송은범이 두 번째 투수로 뒤에 붙는다. 송은범도 선발 후보이지만 시범경기가 짧아진 영향으로 인해 중간에서 길게 던지는 형식으로 테스트를 받는다.
배영수는 지난해 한화 팀 내에서 최다 128이닝을 던지며 토종 최다 7번의 선발승을 기록했다. 다만 한화의 세대교체의 흐름 속에서 올 시즌에는 안심할 수 없다. 개막 선발 로테이션에는 합류했지만 시즌 전체로 본다면 확실한 경쟁력을 보여줘야 할 상황이다.
한용덕 감독은 캠프 기간 배영수를 '열흘에 한 번 쓰겠다'는 계획을 드러낸 바 있다. 지난 2015년 NC가 불혹의 투수 손민한을 이런 식으로 기용해 재미를 봤다. 그해 손민한은 시즌 26경기 중 19경기를 선발등판, 10승을 거두며 노익장을 발휘했다.
손민한처럼 베테랑 배영수의 체력 안배를 고려한 부분이기도 하지만, 냉정하게 따지면 젊은 선발투수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주겠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배영수는 "경쟁은 매년 늘 해온 것이다"며 개의치 않고 있지만 예년보다 경쟁의 강도가 심해진 것은 분명하다.
20대 초중반 젊은 피 김민우와 김재영이 성장해서 자리 잡는 게 한화에는 최상이지만, 모든 계획이 톱니바퀴처럼 맞아 들어갈 수 없다. 베테랑들의 힘이 필요할 때를 위해서라도 건재를 증명해야 한다. 지난해 후반기부터 이어진 구속 상승이 캠프 때부터 이어지고 있다는 점은 희망적이다.
송은범은 1군 캠프에서 제외됐지만, 2군 캠프에서 절치부심하며 다시 기회를 잡았다. 2군에서 3경기 선발등판, 10⅔이닝 5피안타 1볼넷 8탈삼진 무실점으로 위력을 떨쳤다. 스플리터와 느린 체인지업을 연마하며 투구 레퍼토리를 다양화했다. 한용덕 감독도 마냥 외면하지 않고 1군에 올려 직접 두 눈으로 확인한다.
송은범은 일단 개막 로테이션에는 들어가지 않았다. 하지만 한용덕 감독은 "7선발을 어떻게 쓸지 고민 중이다"며 송은범의 투구를 보고 추가 실현 가능성을 체크할 생각이다. 시범경기에선 이날 포함 다음주 잠실 두산전까지 2경기 등판이 예정돼 있다. 시범경기이지만 송은범에겐 아주 중요한 시험대다. /waw@osen.co.kr
[사진] 배영수-송은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