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우도 겁내는 박지수, 챔프전 판을 뒤집을까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8.03.16 06: 00

“이제 너도 고3이 됐으니까 프로 언니들과 똑같이 힘들게 운동을 시킬 거야!”
2016 리우올림픽 최종예선전 출전을 앞두고 여자농구대표팀이 진천선수촌에 소집됐다. 위성우 대표팀 감독이 막내 박지수에게 전한 말이었다. 위 감독은 박지수가 청솔중 3학년이었던 2013년 대표팀 16인 명단에 이름을 올리면서 인연을 쌓았다. 박지수는 고2였던 2015년 아시아여자농구선수권 일본전에서 위 감독의 지도아래 A매치 데뷔전을 치렀다.
코트 안에서 호랑이 같은 위성우 감독이지만 막내인 박지수에게는 유독 자상했다. 아직 너무 어린 학생선수인데다 신체적으로도 강인한 훈련을 모두 소화할 준비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박지수도 위성우 감독이 그렇게 무서운 사람인줄 잘 몰랐다. 하지만 2016년을 기점으로 위성우 감독은 박지수를 다른 프로선수들과 똑같이 대했다. 이 때 부터 박지수는 실력이 몰라보게 달라지기 시작했다.

그로부터 2년이 또 지나 이제 박지수는 프로 2년차가 됐다. 정상적인 수비로는 막을 수 없는 국내최고센터로 성장했다. 올 시즌 박지수는 14.2점, 12.9리바운드, 2.5블록슛의 괴력을 발휘했다. 리바운드 전체 2위, 블록슛 전체 1위다. 박지수는 박혜진에 이어 MVP투표에서 2위를 차지했다. 명실상부 박지수의 시대가 왔다.
플레이오프 3차전을 마친 박지수의 얼굴은 말이 아니었다. 광대뼈를 다치고 쌍코피가 터졌다. 정상적인 수비로는 그를 제어하는 것이 도저히 불가능하기에 상대편에서 파울 말고 할 것이 없다. 요즘 박지수에게 가해지는 상대의 수비는 과거 서장훈이나 김주성, 하승진 등이 받았던 수준이다. 반면 박지수는 가벼운 접촉에도 파울이 지적되는 경우가 많다. 유독 억울한 판정이 많다. 하지만 잘 이겨내고 있는 박지수다.
우리은행 통합 6연패의 최대 걸림돌도 박지수다. 골밑에서는 이제 우리은행이 상대가 되지 않는다. 박지수가 정상적으로 힘을 내준다면 KB스타즈의 우승도 충분히 가능한 일이 됐다.
위성우 감독은 “박지수의 신인 시즌을 보고 2~3년 정도 지나면 여자프로농구를 지배하겠구나 생각했다. 그런데 불과 1년 만에 해냈다. 공포를 느낄 정도의 선수가 됐다”면서 혀를 내둘렀다.
박지수는 “위 감독님을 대표팀 처음 갔을 때부터 뵈었다. ‘박지수가 더 성장했구나!’라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그래서 우리은행과 할 때 더 하는 것 같다”며 위성우 감독을 의식했다.
KB스타즈는 6,7라운드에서 내리 우리은행을 잡아 상대전적서 4승 3패로 우세다. 당시 박지수는 6차전 14점, 15리바운드, 2스틸, 2블록슛 7차전 16점, 8리바운드, 1블록슛으로 가공할 파워를 자랑했다. 우리은행 입장에서도 박지수를 막지 못하면 절대로 우승은 불가능하다. / jasonseo3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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