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브'가 첫 방송부터 사회의 여러 부조리한 문제를 꼬집었다.
10일 전파를 탄 tvN 새 토일 드라마 '라이브' 1회에서 한정오(정유미 분)는 술집에서 새벽 내내 아르바이트를 하고 밤샌 뒤 서울에 내려왔다. 취업박람회에 참석했지만 지방대 출신, 여자라는 차별을 온몸으로 맞았다.
한정오는 군 가산점을 얘기하는 남자 동기에게 "사회는 사회고 군대는 군대다. 국가가 동의없이 남자들을 부려먹은 건 인정하지만 그 대가는 국가한테 바라야지 왜 기업한테 요구하냐"고 날을 세웠다.
또 다른 남자 선배(전석호 분)는 "남자라 힘이 좋은 것, 군대에서 키운 인내심"을 합격 요인으로 자랑했다. 이 말에 한정오는 "인내심은 여자지"라며 생리통을 언급했고 "여자는 조직을 모른다는 말로 내 인생을 엉망으로 초치고 있다"고 발끈했다.
생수회사 인턴으로 근무하는 염상수(이광수 분)도 고달프긴 마찬가지. 그는 "정직원 되기 힘들다. 밤새 일하고 주식도 사야하고. 하지만 정직원이 되면 월급 200에 회사에서 주식까지 준다. 그러면 우린 주류가 된다"며 희망을 가졌다.
하지만 그의 회사는 불법 다단계로 걸려들었다. 사장은 도망갔고 투자자들은 경찰에 고소했다. 경찰서에 간 염상수는 망연자실했는데 그의 눈 앞에 경찰공무원 포스터가 보였다. 그는 고시원에 들어가 경찰 시험을 준비했다.
한정오 역시 취업이 되지 않자 경찰공무원 시험에 도전했다. "공무원은 시험 점수만 보잖아. 다른 스펙들 안 보고. 여자도 승진할 수 있고"라며 의지를 다졌고 자신을 버린 아버지를 찾아가 2천만 원을 얻어냈다.
결국 한정오와 염상수 둘 다 경찰이 됐다. 하지만 경찰학교에서의 훈련은 무척 고됐다. 오양촌(배성우 분)의 독한 훈련에도 한정오와 염상수는 "나는 경찰이다. 사명감을 갖자" 구호를 외치며 이를 악물고 버텼다.
그러나 낙오자가 발생했고 "당신이 여기가 불합리하고 부당하다고 생각해서 나간다"는 말에 오양촌은 "잘 그만뒀다. 그런데 네가 경찰이 돼 있어야 할 현장은 더 불합리하다. 죄 있는 놈들이 죄 없는 우리 경찰 칼집 놓고 가끔 총도 맞는다. 다른 사회는 여기보다 합리적이라 하든?"이라고 물었다.
한정오와 염상수는 시위현장에 나갔다. 상사는 "오늘 우리는 현장에서 아무 짓도 하지 않는다. 아무 짓도 하지 말라는 건 쳐맞아도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시위대가 밀어도 절대 밀리지 않고 동료가 맞아도 구하지 않고
오로지 대열만 지키며 전진한다. 방패를 빼앗기면 즉시 퇴교. 오늘 우리는 아무 짓도 하지 않는다"고 반복 교육했다.
염상수와 한정오의 표정은 복잡해졌다. /comet568@osen.co.kr
[사진] '라이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