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정일우의 '애도할 권리'를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정일우는 9일 자신의 SNS에 검은 이미지 바탕에 'Pray for you'라는 글을 남겨 거센 후폭풍을 몰고 왔다. 이 날은 故조민기가 스스로 숨을 끊은 날이라 그가 조민기를 향한 애도를 표현한 것이 아니냐는 시선을 받은 것. 곧 그 적절성에 대한 갑론을박과 함께 비난이 이어졌고, 결국 정일우는 게시물을 삭제했다.
이를 두고 여전히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함께 MBC 드라마 '황금 무지개'에 출연하기도 했던 두 사람. 정일우는 과거 방송을 통해 조민기와의 호흡이 좋았다고 전하기도 했다. 그런 연기자 선배에게 추모의 뜻을 전한 것은 결코 잘못됐다고 할 수 없다는 의견이 많다. 세상 사람이라면 누구나 누군가의 죽음을 슬퍼하고 애도할 권리가 있다. 한 네티즌은 "자살했다고 '미투'가 가해자가 되는 것도 아니고, 추모하고 조문 한다고 해서 성추행을 옹호하는 것도 아니다"라는 의견을 전하기도 했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서는 애도의 권리는 모든 사람들에게 있는 것이 맞는 말이지만, 그것의 표현은 또 다른 문제라고 지적한다.
예를 들어 정일우가 조문객으로 조용히 故조민기의 빈소를 찾아 다녀왔다면 그를 무턱대고 비난할 수 없겠지만, 영향력이 있는 공인으로서 성추문 의혹을 받고 있던 가해자를 공개적으로 SNS를 통해 애도한다는 것에는 부정적인 요소가 있다는 지적. 물론 정일우가 故조민기의 실명을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누구인지 뚜렷히 유추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러하다.
분명한 것은 망자가 이러한 상황을 자초했다는 것. 피해자들과 유족의 마음에 또 한번 상처를 남겼을 뿐더러 지인들의 발걸음조차 위축하게 만든 그의 마지막이 결코 정당화될 수는 없을 것이다. /nyc@osen.co.kr
[사진] OSEN DB, 정일우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