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장도 에이스도 없었지만 K리그1 강타한 경남발 돌풍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8.03.10 15: 51

경남발 돌풍이 K리그1에 완전히 상륙했다. 김종부 감독도, 주포 말컹도 없었지만 경남은 승격 시즌에 개막 2연승을 달리며 예사롭지 않은 상승세를 이어갔다.
경남은 10일 오후 창원축구센터서 열린 2018 KEB하나은행 K리그1(클래식) 2라운드 제주와 홈 경기서 전반 네게바의 선제 결승골과 후반 쿠니모토의 쐐기골을 더해 2-0으로 승리했다. 경남은 이날 승리로 개막 2연승을 달리며 선두로 올라섰다.
경남은 지난 시즌 K리그2(챌린지) 우승을 차지하며 2014년 2부리그로 강등된 이후 3년 만에 1부리그 승격을 확정지었다. 경남은 에이스 말컹을 지키는 등 전력을 고스란히 유지하며 돌풍을 예고했다.

경남은 개막전부터 신선한 바람을 일으켰다. 지난 4일 홈팬들 앞에서 가진 K리그1 복귀전서 상주 상무를 3-1로 꺾는 이변을 연출했다. 주민규에게 1골을 내줬지만 말컹의 해트트릭을 앞세워 완승을 거뒀다.
명과 암이 분명했다. 말컹이 상주전서 경고 누적으로 퇴장 당한데다가 김종부 감독도 과도한 항의로 3경기 출장정지 징계를 받았다. 김종부 감독과 말컹은 제주전서 벤치에 앉지 못한 채 관중석에서 경기를 지켜봐야 했다.
흐트러질 법도 했던 분위기서 경남의 다음 상대는 지난 시즌 '감귤타카' 열풍을 일으키며 준우승을 차지한 제주였다. 감독과 에이스가 빠진 경남보다는 객관적 전력과 경험에서 앞선 제주에 무게가 실렸던 게 사실이다.
경남은 이 모든 예상을 뒤집었다. 경기 초반부터 한발 더 뛰는 축구로 제주를 압박한 경남은 중반 이후 완벽히 주도권을 잡았다. 경남은 전반 15분 네게바의 선제골로 기선을 확실히 제압했다.
경남은 이후 주도권을 쥔 채 제주를 몰아붙였다. 포백은 안정적이었고, 그들 앞을 지키는 하성민과 최영준도 제 몫을 다했다. 네게바와 쿠니모토의 간결하고 위협적인 공격 작업도 돋보였다. 특히 선수들의 헌신적인 움직임과 상대를 질식시키는 압박이 꽤나 인상적이었다.
특히 2011년 U-20 월드컵서 오스카(상하이 상강) 필리페 쿠티뉴(바르셀로나) 등과 함께 브라질의 우승을 이끌었던 네게바의 활약은 군계일학이었다. 선제골을 기록한 네게바는 경남에 수적 우세도 안겼다. 전반 막판 헤딩 경합 과정서 조용형의 팔꿈치에 가격 당해 출혈을 일으켰지만 상대의 퇴장을 이끌어내는 공을 세웠다.
경남은 후반 파상공세를 벌인 끝에 쿠니모토의 쐐기골을 더해 여러 조건상 어려울 것으로 보였던 '난적' 제주와 일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단순히 결과만 얻은 것은 아니었다. 개인 능력과 조직력 모두 승격팀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좋았다. 한층 업그레이드 된 경남의 4-4-2가 1부와 2부의 경계를 넘어 K리그 무대를 완전히 강타한 한 판이었다.
경남은 오는 17일 전남 원정길에 올라 리그 3라운드를 치른다. 올 시즌 첫 원정 경기이지만 3연승에 기대가 모아지는 이유다./dolyng@osen.co.kr
[사진] 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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