롱런의 시대다.
팬덤의 영향력이 큰 음반 시장과 달리 디지털 음원차트는 대중적인 기호를 반영하는 지표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요즘 음원 시장은 '롱런'으로 정리된다. 한 번 상위권에 자리 잡은 음원들은 쉽게 자리를 내주지 않고 '미(美)친 질주'를 이어가며 파워를 발휘하고 있는 모습이다. 좋은 음악의 힘을 보여주고, 또 그만큼 신곡의 진입 장벽이 높다는 의미기도 하다.
요즘 롱런의 아이콘은 당연히 보이그룹 아이콘이다. 지난 1월 발표한 '사랑을 했다'로 40일 넘게 음원차트 1위를 유지한 저력이다. 아이콘의 '사랑을 했다'는 10년 가요계의 새 역사를 쓴 곡으로, 보이그룹이 단지 팬덤의 영향력만을 받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 '넘사벽'의 기록이다.
롱런은 몇 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아이콘의 경우 발표 직후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으면서 차트 1위에 안착했다. 상위권에 오른 곡이 꾸준히 인기를 얻었고, 40일 동안 거의 '올킬'을 기록하며 역대급의 롱런을 이끈 것. 특히 아이콘은 상위권 유지만이 아니라, 1위 자리를 40일 넘게 유지했다는 것이 큰 의미가 있다. 좋은 음악의 힘을 제대로 입증한 아이콘이다.
레드벨벳도 아이콘과 비슷하면서도 다른 유형이다. 레드벨벳의 음악은 '믿고 듣는다'는 공식을 성립하면서 이제 발표하는 곡마다 롱런을 이끄는 그룹으로 자리 잡았다. 지난달 29일 발표한 '배드 보이'가 여전히 음원차트 상위권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런가 하면 가수 청하도 레드벨베과 마찬가지로 눈에 띄는 롱런 주자다. 지난달 17일 발표한 청하의 곡 '롤러코스터' 역시 여전히 차트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는데, 1위를 유지하는 폭발력이 아이콘처럼 길지는 않았지만 레드벨벳과 함께 '꾸준히' 순위를 유지하고 있다. 솔로 여가수로서도 이례적인 성과인 만큼 청하의 행보를 더 주목하게 만드는 성과다.
모모랜드의 경우 역주행으로 달성한 의미 있는 롱런이다. 모모랜드는 지난 1월 3일 발표한 곡 '뿜뿜'으로 데뷔 이후 최고의 성적을 유지하고 있다. 역주행으로 10위권에 진입해 꾸준히 순위가 상승된 사례다. 국내 최대 음원사이트인 멜론에서 2위까지 올랐고, 지니와 소리바다, 네이버뮤직, 엠넷 등 전 음원차트에서 저력을 발휘 중이다. 퍼포먼스가 공개되고 입소문을 타면서 이뤄낸 역주행의 기적이다. /seon@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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