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레터] 활발하던 김기덕·조근현 감독은 어디로 숨었을까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8.03.10 11: 20

“연락이 닿지 않아요. 잠적한 거 같아요.”
성추문에 휩싸인 영화감독 김기덕, 조근현의 행방을 묻자 영화 관계자들로부터 들은 대답이다. 작품 활동을 활발히 해온 두 감독이 각각 성폭행, 성희롱 논란에 휩싸이자 돌연 종적을 감추고 있다.
MBC ‘PD수첩’과 ‘아침 발전소’를 통해 김기덕 감독이 그간 여배우들에게 저질렀던 성희롱과 성추행, 성폭행 등 만행이 폭로됐다. 김 감독과 영화 작업을 함께 했던 배우들의 용기 있는 폭로가 그동안 감춰져 왔던 진실을 수면 위로 드러나게 만든 것이다. 방송 이후 김기덕 감독은 휴대전화의 전원을 꺼놓은 상태로 그 어떤 취재진의 전화도 받지 않고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앞서 김 감독은 ‘PD수첩’의 제작진에게 문자 메시지로 자신의 입장을 알렸다. “‘미투 운동’이 갈수록 더 자극적이고 충격적이다. 영화감독이라는 지위로 개인적인 욕구를 채운 적 없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여자에 대한 관심으로 상대의 마음을 얻기 위해 일방적인 관심으로 키스를 한 적은 있다. 이 점은 깊이 반성하며 용서를 구한다. 하지만 동의 없이 그 이상의 행위를 한 적은 없다”고 항변했다. 성폭행 논란을 전면 부인하며 서로 합의하에 성관계를 가졌다는 입장이다.
그런가 하면 영화 ‘흥부’를 연출한 조근현 감독 역시 성추문에 휩싸인 이후 일체 활동을 접었다. 수차례 연락을 시도해봤지만, 휴대전화 신호음만 갈 뿐 그 어떤 전화에 응하지 않고 있다. 지난해 연말 조 감독은 친한 가수의 뮤직비디오를 촬영하기 위해 본인이 직접 신인 여배우들의 면접을 진행했고 이 과정에서 여배우와 몸, 연기력 등에 대한 성희롱 발언을 한 것으로 당시 오디션에 참여했던 피해 여성들의 증언을 통해 알려졌다.
그의 잠적으로 ‘흥부’의 제작사 및 홍보사, 배급사가 그 피해를 떠안게 됐으며 영화 역시 대중의 외면을 받았다. 조 감독은 해당 여성들에게 "죄송하다"는 사과가 담긴 메시지를 보내긴 했지만 이후 연락을 끊은 채 두문불출하고 있다. 항간에는 미국으로 갔다는 소문도 떠돈다.
이번 ‘미투 운동’이 우리 사회에 만연한 성차별과 성폭력을 근절하고 새로운 세상을 맞이해야 한다는 깊은 의미와 의지가 담겨 전방위적으로 벌어지고 있기 때문에 단발성으로 끝날 것 같지 않다.
두 감독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 어서 제자리로 돌아와 치를 죗값이 있다면 달게 받으시길./ purplish@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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