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민(KIA)의 부활은 가능할까. 야구인을 떠나 형과 동생이 지켜보는 윤석민의 미래는 밝다.
윤석민은 KIA 팬들의 '아픈 손가락'이다. 2005년 KIA에 2차 1번으로 입단한 그는 차근차근 '에이스 수업'을 받아왔다. 2008년 24경기서 14승4패, 평균자책점 2.33으로 화려한 족적을 내딛었다. 이어 2011년에는 27경기에 등판해 17승5패1세이브, 평균자책점 2.45를 기록하며 최우수선수(MVP)와 투수 부문 골든글러브까지 석권했다.
2013시즌 종료 후 볼티모어와 3년 총액 575만 달러(약 62억 원) 계약. 빅 리거가 됐다. 그러나 트리플A에 머물며 아쉬움을 남겼다. 결국 윤석민은 1년의 도전을 마치고 다시 KBO리그에 돌아왔다. 친정팀 KIA는 그에게 4년 총액 90억 원을 안겨줬다. 당시 투수 최고액이었다. 복귀 첫해 30세이브를 거두며 불펜으로 활약했지만 2016년은 부진했다. 시즌 후 오른 어깨 웃자란 뼈 제거 수술을 받았다. 지난해 후반기 복귀가 예상됐으나 재활이 길어졌다. 실전투구 직전에 다시 재활로 돌아가는 아쉬움이 거듭됐다. 그리고 올해 다시 스프링캠프에 합류했다.
스프링캠프를 마친 뒤 귀국한 이대진 KIA 투수코치는 "아직 재활 중인 단계다. 복귀 시점이나 보직 등을 논할 상황은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도 "예전처럼 구속으로 윽박지르지는 못하더라도 감각이 워낙 뛰어난 선수다. 팀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라고 기대했다.
이날 출국장을 빠져나간 윤석민에게 몇 가지 질문을 던졌다. 그러나 그는 인터뷰를 고사했다. 이는 스프링캠프지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주위 사람들에게 윤석민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양현종은 2009년부터 선발투수로 정착하며 단숨에 12승을 거뒀다. 그해 KIA가 12년 만에 우승을 차지했으니, 양현종의 기여도는 높았다. 반면, 직전해까지 팀의 토종 에이스 역할을 하던 윤석민은 정작 우승 시즌에 부진했다.
반대로 양현종은 2011년부터 생긴 어깨 통증으로 2년간 주춤했다. 바로 그 2011년, 윤석민은 투수 4관왕과 최우수선수(MVP) 석권의 기염을 토했다. 이후 윤석민이 서서히 하향 곡선을 그렸고, 양현종이 다시 치고 올라갔다. 이들의 행보는 완연히 엇갈린 셈이다.
그래서 더욱 각별한 걸까. 윤석민이 2년 만에 참여한 스프링캠프. 그의 캐치볼 상대는 주로 양현종이었다. 이들은 경기장 안팎에서 늘 붙어다니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다. 윤석민이 인터뷰를 고사했기에 양현종에게 대신 물었다. 이들은 무슨 이야기를 나눴을까. "나도, 석민이 형도 어깨 부상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이 시기에는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그런 이야기를 나눴다. 하지만 결국 주 화제는 옛날 얘기였다. 프로에 막 입단했을 때를 회상하며 대화했다".
대부분의 KIA 팬들이 윤석민의 부활을 바란다. 누구보다 '타이거즈 팬심'이 강한 양현종이라고 다를까. 그는 "석민이 형은 내게 친형 같은 존재다. 함께 운동 열심히 했던 것만으로 행복하다"라며 부활을 기대했다.
이대진 투수코치에게도 윤석민은 '반드시 재활 성공했으면 좋겠는' 후배다. 이대진 코치는 현역 시절 어깨에만 세 번 칼을 댔다. 누구보다 어깨 부상의 고통을 잘 아는 게 바로 이 코치다. 이대진 코치는 "하프피칭을 많이 하는 날은 60~70구까지 소화했다"라며 "팀의 일원으로 캠프를 마쳤다는 점이 반갑다. 예상대로 가고 있다"고 밝혔다.
투수코치 이전에 야구 선배이자 형 같은 존재다. 이대진 코치는 "특별한 얘기를 나눈 건 없다"라면서도 "어깨 부상을 겪어봤기에 석민이의 입장을 잘 안다. 본인도 팀에 보탬이 되지 않아 마음고생이 심했다. 조언해오면 내 경험을 살짝씩 이야기해줬다. 본인이 열심히 하니까 맡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픈 손가락이 다시 펼쳐지는 날이 올까. KIA의 2연패 도전에서 중요한 질문 중 하나다. /ing@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