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부터 사회 전반에 퍼진 미투 운동이 여전히 식지않고 있는 가운데 또 다른 배우를 언급한 피해자의 글이 올라왔다.
9일, 성폭력반대연극인행동 SNS를 통해 A씨는 "연극영화과 입시를 준비하던 시절 저는 현재 S극단 C배우에게 수업을 받았습니다. C배우는 당시 19~20살 아이들, 특히 세종대를 목표로 준비하던 아이들에게 늘 K교수에 관하여 이런 이야기를 하곤 했습니다"고 적었다.
글에 따르면 C배우는 "선생님은 자신이 수업 중 화가나 신발을 던져도 그 신발을 입으로 물고 올 만큼 충성심 강한 아이들을 좋아해. 그럴각오로 세종대를 준비해야한다", "여배우라면 학교에 가서 교수님, 선후배에게는 물론이고 나중에 현장에 가서도 꼭 섹스어필을 해야해. 누가 더 섹스어필을 잘 하느냐에 따라 여배우의 급이 달라지는거야"라고 말했다.
또 "선생님이 나이가 들수록 입시장에 벗고 들어오는 애들을 그렇게 좋아하시더라...의상을 좀 바꿔볼까?", "선생님은 물론 다른 교수들도 남자야. 예쁜 여자 좋아하는 건 당연하지", "너는 나이에 비해 너무 섹스어필을 못해" 등 수치심이 들 만한 얘기를 종종했다고.
글쓴이는 "방송에서 배우 U의 성추행을 폭로한 배우는 '내가 지금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고, 그 아이들이 대학에 진학하고 배우가 되었을 때 절대 똑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길 바라는 마음으로 용기를 내었다' 라고 했죠. 미투 운동으로 인해 여러 연극영화과 교수들의 실체가 밝혀지는 지금 이 배우가 보여준 모습이야말로 진정한 선생님의 모습이 아닐까란 생각이 들었습니다"라고 용기를 낸 이유를 밝혔다.
이어 "현실은 K교수나 C교수 같은 악마들의 가르침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후배 혹은 제자들이 있고, 그 사람들이 선생아닌 선생이 되어 잘못된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이게끔 교육시키고 있습니다. 악순환이 반복되고 또 다른 피해자들이 생겨나겠지요. 하지만 그들이 휘두르는 힘 앞에 어리고 약한 학생들이 맞설 방법은 없습니다. 받아들이지 않으면 '연극판'에 설 수 없게 되니까요"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저 역시 C배우 심기를 조금이라도 건드리는 날에는 '너가 그러고도 대학로에 나와서 활동할 수 있을 것 같아? '식의 말들이 돌아왔고 결국 저희의 인생을 저희의 선택이 아닌 그들의 선택대로 살아가는 수밖에 없었습니다. 선생이 아닌 '선배'라는 무기를 가지고 자신들의 이기심과 탐욕을 위해 우리들을 키워나가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A씨는 "아직 수면 위로 드러나지 않은 일들이 아주 많습니다. 하지만 아직 저희들이 용기를 내기에는 이 사회의 시선이 너무나 두렵습니다. 하지만 지금 도전을 시작하는 친구들 그리고 들뜬 마음으로 학교에 입학하는 학생들에게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길 바라는 마음"이라며 "정말 스승다운 스승을 만날 수 있길, 더 이상 이런 일들이 반복되거나 숨겨지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라고 글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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