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을 둘러싼 잇따른 성추문 폭로에 일주일 넘게 침묵했던 조민기. 그가 계약해지 된 소속사를 통해 남겼던 심경글이 결국 유서가 됐다.
조민기는 지난달 27일 윌엔터테인먼트를 통해 "모든 것이 제 불찰이고 제 잘못입니다"라며 "제가 감당하기에는 버거운 시간들이 지나다보니 회피하고 부정하기에 급급한 비겁한 사람이 됐습니다. 부끄럽고 죄송합니다"라며 사과의 뜻을 밝혔다.
당시 글에서 조민기는 자신 때문에 상처 받은 피해자들에게 사과했고 잘못에 대해 법적 사회적 모든 책임을 회피하지 않겠다고 했다. 모든 것을 내려놓고 남은 일생 동안 잘못을 반성하고 자숙하겠다고 덧붙였다. 헌신과 봉사로 마음의 빚을 갚겠다는 다짐도 했다.
그러나 그는 9일, 자신이 거주하는 광진구의 한 아파트 지하창고에서 목을 맨 채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졌다. 경찰은 자살로 추정하고 있으며 빈소는 건국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발인은 오는 12일이다.
경찰에 따르면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결국 그가 남겼던 사과문이 유서가 된 셈. 조민기는 잘못을 반성하고 자숙하며 살겠다는 다짐, 법적과 사회적으로 지겠다는 책임, 헌신과 봉사로 갚겠다던 마음의 빚, 그 어느 하나 지키지 못했다.
남은 유족들과 슬퍼하는 이들에게는 안타까운 일이지만 그를 미투 가해자로 지목하며 세상에 목소리를 낸 피해자들로서는 이보다 더 허망할 수가 없다. 심지어 미투의 본질을 해치는 비난까지 들리기도.
조민기가 자신이 적은 것처럼 "수치심을 느낀 후배들에게 사죄한다"는 마음을 진실되게 알렸으면 좋으련만. 경찰 조사를 사흘 앞두고 극단적인 선택을 감행한 그의 잘못된 선택이 두고두고 아쉬울 따름이다. /comet568@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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