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투 운동에 따른 폭로로 성추행 의혹을 받고 있던 배우 조민기가 목숨을 거뒀다. 정확한 사망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조민기의 죽음은 들불처럼 일어나고 있는 미투 운동에 어떤 여파를 미칠까.
9일 오후 충북지방경찰청 관계자는 9일 오후 OSEN에 “조민기의 사망이 확인됐다. 성추행 관련 수사도 종결된다”고 밝혔다. 故 조민기는 건국대학교 병원에 후송됐으나 심폐소생술 끝에 목숨을 거뒀다.
故 조민기는 십여 명 가령가량 되는 피해자의 진술이 확보됨에 따라서 오는 12일 충북지방경찰청에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돼서 조사를 받을 예정이었다. 수많은 언론이 그의 경찰 소환에 관심을 두고 있었고, 충북지방경찰청은 취재를 위해서 포토라인을 준비할 계획이었다.
故 조민기의 성추행 의혹은 커뮤니티 사이트와 SNS 그리고 청주대학교 홈페이지 내 게시판을 통해서 처음 제기됐다. 조민기는 사실무근이라고 대응했으나 이후 추가 폭로와 함께 메신저 대화 내용까지 공개되면서 결국 그는 모든 것을 내려놓겠다고 사과했다.
서지현 검사의 폭로로 시작된 미투 운동은 연극계, 영화계, 가요계, 정치계 등으로 번졌다. 이 과정에서 이윤택, 오달수, 조재현 등이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했다. 이들의 사과 이후 숨죽였던 피해자들의 추가 폭로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모든 성범죄 의혹에 대해서 부인하고 있는 남궁연 역시도 또 다른 피해자들이 입을 모아 피해를 증언하고 있다.
무엇보다 최근 몇몇 미투 운동에 의한 폭로가 허위로 밝혀지면서 억울하게 피해를 보는 경우도 종종 발생했다. 미투 운동으로 인해 의혹이 제기되면 의혹이 제기된 것만으로 지목된 대상에게는 치명적인 이미지 손상이 발생한다. 정확한 대상이 밝혀지지 않았기에 피해자의 용기 있는 폭로가 엉뚱한 방향을 향하게 됐다.
故 조민기의 사망 역시도 피해자들의 마지막 수단인 미투 운동을 가로막는 걸림돌이 될 수 있다. 故 조민기의 사망은 그 누구의 잘못도 아닌 범죄를 저질렀다는 의혹이 생기게 만든 본인의 과거로 인한 결과다. 경찰과 검찰의 조사를 거쳐 지은 죄의 대가를 치르는 대신, 유족들과 피해자들에게 감당할 수 없는 고통을 안기고 세상을 떴다.
미투 운동에 과열은 없다. 생계 때문에, 수치심 때문에, 무기력함과 절망 때문에, 성범죄 인지 몰라서, 피해 사실을 알린 이후의 현실로 인해 숨죽여 고통을 감내해왔던 피해자들의 마지막 외침이다. 피해자들에게 씻을 수 없는 고통을 줬던 이들이 늦었지만 정당한 대가를 치르고 있는 과정이다.
인터넷 게시글로 시작된 故 조민기를 향한 폭로는 결국 씁쓸한 비극으로 끝이 났다. 고인의 사망이 향후 미투 운동 피해자와 가해자에게 어떤 여파를 미칠지 앞으로 미투 운동의 향방에 관심이 집중 된다./pps2014@osen.co.kr
[사진] OSEN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