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 故 조민기 애도…그래도 '미투'는 계속돼야 한다
OSEN 정지원 기자
발행 2018.03.10 07: 49

성추행 의혹을 받아 내주 경찰 피의자 조사가 예정돼 있던 배우 조민기가 9일 서울 광진구서 숨진 채 발견됐다. 성추문으로 연일 연예계를 뒤흔들던 이가 세상을 떠난만큼 파장 역시 크다.
2018년 상반기를 뜨겁게 달군 미투 운동, 그 운동의 가해자로 지목된 이가 죽음을 선택한만큼 충격은 없지 않다. 자연히 미투운동이 잠시간의 소강상태를 가질 수도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피해자들이 영영 목소리를 낮출 필요는 없다. '미투'는 계속 돼야 한다. 
'미투운동'은 성폭력을 겪은 이들이 SNS를 통해 자신의 피해 경험을 고발한 현상이다. 이 운동은 성폭력의 심각성을 알리고 피해자 간 연대를 위해 진행됐다. 그 결과 피해자들이 수년간 겪어야 했던 고통이 얼마나 힘든 것이었는지, 많은 이들에게 생생히 알려졌다. 피해자들은 성폭력으로 느낀 고통과 수치심을 고백하며, 공감과 지지, 위로를 얻어 다시 사람답게 살 수 있는 힘을 받았다. 

조민기의 죽음을 두고 일각에서는 미투운동이 한 사람을 죽음으로 몰고갔다며 피해자들을 되레 손가락질 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이번 과정에서 피해자들이 잘못한 건 없다. 물론 조민기가 성추문에 휩싸인 이후 전국민적 질타를 받으며 느꼈던 정신적 고통 컸을테지만, 피해자들이 숨죽이며 겪었을 고통이 절대 그보다 작다고 말할 수 없다.
이 사회에는 아직 알려지지 않은 더 많은 미투와 피해자가 존재할 것이다. 그들은 이번 사태에 움츠러들지 않고 계속 목소리를 내야 한다. 성추문에 휩싸여 세상을 등진 배우와는 별개로, 성폭력 피해자가 권력구조 속 자행된 성폭력을 고발하는 용기있는 이 운동은 계속돼야 한다. 미투운동의 아름다운 본질이 이번 사건으로 퇴색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jeewonjeo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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