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의 오키나와 연습경기 일정이 모두 끝났다. 비록 연습경기지만, 1군 진입 여부의 중요한 시험대였던 만큼 최종 성적표는 적잖은 의미를 가진다.
SK는 지난 24일부터 시작된 오키나와 2차 전지훈련에서 총 6차례의 연습경기를 가졌다. 당초 8경기를 잡아놨으나 비로 두 경기가 취소됐다. 아시안게임 여파로 시범경기 일정이 줄어든 것을 고려하면 다소 아쉬운 대목. 트레이 힐만 감독도 “메이저리그만큼 연습경기 기회가 충분하지 않다”며 입맛을 다졌다.
그만큼 예년보다 이 6경기 성적에 대한 중요도가 커졌다. 일단 투수 쪽에서는 필승조 투수들의 호투가 눈에 들어온다. 마무리로 낙점된 박정배(2이닝 무실점)를 비롯, 박희수 신재웅 정영일 윤희상 백인식이 모두 2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베테랑 채병용은 2⅔이닝 무실점, 김주한도 1경기에 나가 실점하지 않으며 저마다의 장점을 뽐냈다.
가장 눈에 띄는 선수는 팀 동료들조차 차세대 마무리로 점찍는 서진용이다. 서진용은 연습경기 3경기에서 3⅔이닝 동안 3피안타 무사사구 3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최고 구속도 140㎞대 후반을 찍으며 서서히 올라오는 페이스를 알렸다. 지난해에도 연습경기 성적이 좋았던 서진용인데 올해는 상승세를 유지할 수 있을지가 관심사다. 다만 지난해만큼 부담스러운 위치에서 시작하지 않는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SK는 서진용 육성 플랜도 완성한 상태다.
선발 쪽에서는 새 외국인 선수 앙헬 산체스가 2경기에서 5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최고 154㎞의 강속구를 던지며 합격점을 받았다. 빠른 공을 던지지만 불리한 카운트에서도 변화구로 스트라이크를 잡는 능력까지 선보여 기대감을 키웠다. 다른 선발투수들은 비로 경기 일정이 밀리는 바람에 예정과는 다른 경기에 등판하거나 경기 중간에 등판하는 등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다만 부상자는 없어 시범경기를 통해 컨디션을 끌어올릴 수 있을 전망이다.
야수 쪽에서는 타격폼을 바꾼 최승준과 노수광의 활약이 대단했다. 최승준은 5경기에서 타율 4할4푼4리, 1홈런, 7타점을 기록하며 맹활약했다. 출루율은 5할4푼5리, 장타율은 1.000으로 OPS(출루율+장타율)가 무려 1.545에 이르렀다. 노수광도 6경기에서 타율 4할1푼7리, OPS 1.250의 맹활약으로 올 시즌 기대감을 높였다.
그 외에 최항 또한 선배 내야수들을 긴장시킬 만한 방망이를 뽐냈다. 6경기에서 타율 4할6푼2리, OPS 1.231을 기록하며 맹활약했다. 수비에서 다소간 아쉬운 점이 있었으나 2루와 3루 백업을 모두 담당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개막 엔트리 한 자리가 유력시된다. 김동엽(.313), 나주환(.308), 로맥(.294)는 나쁘지 않은 타율과 함께 나란히 대포 두 방씩을 터뜨리며 무난한 출발을 알렸다. 지난해 캠프에서 부상으로 고전했던 김성현(.333)이 건강하게 캠프를 마쳤다는 점도 긍정적인 대목이다.
한편 SK는 9일 자체 홍백전을 통해 부족한 연습경기를 보충한다. 10일 귀국하는 SK는 오는 13일부터 시범경기 일정에 들어간다. 힐만 감독은 시범경기 결과까지 모두 본 뒤 개막 직전에야 엔트리를 결정할 예정이다. 시범경기에는 가고시마 2군 캠프에 있던 선수들 중 일부도 경기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