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②에 이어) 충무로에서 독보적 위치를 고수해 온 손예진은 ‘지금 만나러 갑니다’(감독 이장훈)에서 귀엽고 사랑스러운 수아 역을 맡아 또 한 번 연기 변신을 선보인다. 기존의 멜로와 비슷하면서도 결이 다르다.
사랑에 미숙하지만 상대방에 충실하고, 때론 청순하지만 때론 엉뚱한 면모를 동시에 갖춘 수아를 특유의 팔색조 연기로 자연스럽게 소화해 낸 손예진은 모두가 빠져들 수밖에 없는 매력으로 보는 이들을 사로잡는다.
여자라면 한 번쯤 꿈꿔본 로맨틱한 배우 소지섭, 남자라면 누구나 사랑하고 싶은 예쁜 손예진. 몸에 꼭 맞는 옷을 입은 듯한 두 사람의 완벽한 연기와 환상적인 호흡은 놓쳐서는 안 될 최고의 케미스트리로 올 봄 스크린을 뜨겁게 달굴 것으로 보인다.
손예진은 9일 오후 서울 소격동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멜로 퀸이란 수식어(웃음)요? 글쎄요. 너무 오래 지나서”라고 말끝을 흐리며 '멜로 퀸'이라는 수식어에 대해 부끄러워했다.
이어 손예진은 “‘덕혜옹주’나 ‘비밀은 없다’ 같은 강렬한 캐릭터를 해왔다. 매년 작품을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예전 작품들을 잊어버리곤 한다”면서 “내가 멜로 퀸의 자리를 지켜야겠다는 생각보다 멜로를 항상 하고 싶었던 거 같다. 멜로 장르는 늘 목말랐다. 관객분들이 저의 멜로를 사랑해주신 것은 잘 알고 있다(웃음). 저 역시 관객으로서 멜로를 보고 싶었다”는 생각을 전했다.
최근 충무로에 멜로 영화가 전무한 것에 대해 “(현 국내 영화계가)너무 안타까웠다. 멜로 장르가 1년에 한 두 작품이 될까 말까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지금껏 기획만 되다 무산된 작품들도 많았다. 저도 아름다운 영상과 음악이 흐르는 영화를 너무 그리워했다”면서 “배우로서도 멜로 연기가 목말랐다. 전작만큼 좋은 멜로를 보여드리고 싶었고 다른 결과 다른 감정의 멜로를 하고 싶었다”는 생각을 전했다.
그러면서 전작 '클래식' '내 머리 속의 지우개'와 ‘지금 만나러 갑니다’의 차이에 대해 “판타지가 있다는 게 다르다"며 "고등학생 시절부터 (남녀가)서로 좋아했고 대학생이 돼 연애를 하고 결혼, 이별을 하기까지의 과정들이 모두 담겨있지 않나. 그런 것들을 보고 인생에 대한 전체적인 그림이 그려져 있다는 걸 느꼈다. 그런 것들이 앞선 작품들과 달랐던 거 같다”는 주관을 밝혔다.
손예진은 이어 “제가 살아가면서 갖는 관심 분야나 사람들을 대하는 태도, 바라보는 게 점점 달라지는 거 같다. 인생을 바라보는 관점이 (나이를 먹을수록)점점 달라지지 않느냐"며 "그런 의미에서 오랜 만에 멜로 '지금 만나러 갑니다'를 하면서 그런 감정이 작품에, 캐릭터에 녹아든 거 같다”는 생각을 전했다.(인터뷰④에서 이어집니다)/purplish@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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