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발전소'가 김기덕 감독의 성추문을 다루며 이에 대한 추가 증언을 확보했다.
9일 오전 방송된 MBC '아침발전소'는 최근 확산 중인 영화계 '미투 운동'에 따른 폭로에 휩싸인 김기덕 감독 사건을 다뤘다.
최근 MBC 'PD수첩'은 김기덕 감독의 성추문을 다뤘다. 김기덕 감독의 영화에 출연했거나, 영화에 출연하기 위해 오디션을 봤던 여배우들은 김기덕 감독에게 겪었던 고통의 시간을 어렵게 털어놓은 바 있다. 배우 조재현과 그의 매니저도 해당 사건에 연루됐다고 'PD수첩'은 보도했다.
'아침발전소'는 이에 대한 후속 취재에 나섰다. '아침발전소' 측은 조재현 매니저와 통화에 성공했고, 매니저는 "'PD수첩' 방송 봤다. 조재현 씨도 마찬가지이지만 저도 약간 패닉상태다"라며 "어떤 조사를 받게 된다거나 그러면 거기서 할 이야기이지, 인터뷰를 할 일은 아니 거 같다"고 말하며 긴 인터뷰를 거부했다.
이후 한 영화계 스태프는 '아침발전소'에 추가 증언을 하기 위해 전화 연결을 했다. 해당 스태프는 "김기덕 감독의 영화에서 조감독으로 일한 적이 있다. 'PD수첩' 방송을 봤다. 저도 알고 있는 부분이 많았고, 방송에 나온 분들 뿐 아니라 제작자와 일반 여성들 사례들도 많다고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 스태프는 "여성 스태프 한 분이 울면서 나를 찾아온 적이 있었다. 김기덕 감독이 스태프를 소통 문제로 불러냈다고 했다. 그 장소가 모텔이었고 성관계는 물론 변태적인 행위까지 요구 받았다고 했다. 스태프는 참다 못해 뛰쳐나왔고 저에게 도움을 요청했는데 이런 일이 한 두 번이 아니라고 했다"고 목격한 사례를 묻는 질문에 답했다.
이 스태프는 "저로서도 달리 조치를 취할 수 있는 위치가 아니라서 주저했었다. 그 이후 여성 스태프는 현장에 나오지 않았고, 다른 스태프가 현장에 나왔다. 김 감독이 그 여성 스태프가 나에게 상담을 요청했다는 걸 알았고, 나도 작업을 하면서 탐탁치않은 시선을 받으며 모멸감을 느끼는 상황이 많았다. 이게 내가 감당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 스태프는 "일부 스태프는 임신과 낙태를 한 걸로도 알고 있다. 이에 대해 그동안 문제 제기한 스태프는 한 명도 본 적이 없다. 김 감독이 세계적인 거장이다보니 일하고 싶다고 현장에 찾아오는 스태프들이 많았다. 그가 추앙받는 상황에서 피해자 중 누군가를 옹호하는 게 힘든 분위기였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나서지 못했음에 미안하다. 이렇게 인터뷰 하는 것도 미안했다. 영화인으로서 부끄럽다. 사회전반에 만연한 이런 일이 뿌리뽑혔으면 좋겠다. 그리고 영화계 전반을 일반화시키지 않아주셨으면 좋겠다. 영화라는 꿈을 가진 약자들이 더 많다는 걸 알아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 yjh0304@osen.co.kr
[사진] '아침발전소' 방송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