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이 절정의 기량을 위해서는 토트넘을 떠나야 하는 것일까.
9일(한국시간) 싱가포르 매체 '더 뉴 페이퍼'는 손흥민이 최고에 이르기 위해서는 토트넘을 떠나야 한다는 내용의 칼럼을 실었다.
영국 출신 유머 및 스포츠 칼럼니스트이자 작가 닐 험프리스가 쓴 이 글은 이번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에서 고통 받은 손흥민의 내용을 시작으로 글을 풀어갔다.
손흥민은 8일 열린 2017-2018시즌 UCL 16강 2차전 유벤투스와의 경기에 출전, 전반 39분 선제골을 터뜨렸다. 그러나 토트넘의 1-2 패배를 막을 수 없었다. 결국 토트넘은 1, 2차전 합계 3-4로 유벤투스에 뒤져 8강 진출이 좌절됐다.
특히 손흥민은 경기 내내 유벤투스 수비수 안드레아 바르잘리(37)의 거친 태클과 교묘한 반칙 속에 고통을 호소해야 했다. 심판의 눈을 피해 손흥민의 다리를 밟기도 했다.
이에 이 칼럼은 "이탈리아 수비수에게 잔인하게 당하는 것은 윙어들의 통과 의례이자 존경의 신호"라며 "그들은 관심을 가질 때만 그렇게 걷어찬다. 어제 바르잘리는 정말 손흥민에 관심을 보였다. 그의 축구화 바닥을 손흥민에게서 뗄 수가 없었다"고 손흥민의 뛰어난 활약상을 재치있게 표현했다.
이어 "유벤투스는 항상 상대를 이길 수 없을 때 불구로 만들려 한다"면서 유벤투스의 과했던 수비를 비꼰 뒤 "손흥민의 스피드는 바르잘리가 손도끼를 들고 나오게 만들었다. 그것은 이탈리아 방식이며 결국 손흥민은 개인적인 전투에서 승리했지만 챔피언스리그 전쟁에서는 패했다"고 덧붙였다.
특히 칼럼은 "토트넘은 탈락했고 손흥민은 힘든 수업을 배웠다. 그는 좋았지만 충분하지는 않았다. 그는 그랬지만 그의 스쿼드는 그렇지 못했다"면서 "손흥민은 제한된 스쿼드에서 기록들을 달성하고 있지만 해리 케인, 델레 알리 심지어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과는 다르다. 그는 자신의 절정을 위해서는 팀을 떠나야 한다"고 조언했다.
험프리는 세계 축구에서 가장 재능있는 아시아인인 손흥민이 현실에 안주해서는 안되며 우승 트로피를 위해 토트넘을 떠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유벤투스의 가장 골치거리였다는 점이 이를 증명한다고 강조했다.
칼럼은 손흥민이 유벤투스로부터 두 번이나 최고의 영광을 안겼다고 해석했다. 우선 37세 생일을 두 달 남긴 바르잘리가 손흥민의 다리를 부러뜨리려 했고 손흥민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스탬프를 찍혔다고 표현했다. 바르잘리는 느렸지만 레드카드를 피해 폭력을 가할 만큼 영리했다고 덧붙였다.
또 험프리스는 손흥민이 이런 면에서 아직 부족하다고 아쉬워했다. 하지만 고령화된 유벤투스가 3시즌 동안 두 번이나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 올랐지만 손흥민은 그런 경험이 없는 토트넘 대신 다른 곳에서 나머지 교육을 마칠 수 있다고 확신했다.
험프리스는 마시밀리아노 알레그리 유벤투스 감독이 손흥민을 막기 위해 전술을 변경했다고 분석했다. 좀더 강한 4-3-3으로 변경했고 덕분에 바르잘리는 손흥민이 폭발할 수 있는 라인에서 안정을 찾았다고 주장했다.
반면 토트넘은 반격 전략이 없었다고 봤다. 포체티노 감독이 너무 늦게까지 베스트 11을 고집했고 이 때문에 손흥민은 대부분 고립될 수 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결국 손흥민의 영향력은 약해졌고 챔피언스리그 패배에서 피할 수 없었다고 아쉬워했다.
마지막으로 험프리스는 "윙어(손흥민)와 현명한 늙은 괴물(바르잘리)의 대결은 각자 클럽의 현재 상태를 보여준다. 바르잘리는 어려울 때 곧 팀의 도움을 받았다. 하지만 손흥민은 도움이 필요할 때 곤경에 처해 있을 뿐이었다"면서 "손흥민이 지금보다 더 나은 지지를 받지 못한다면 다른 클럽으로 떠나도 비난받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letmeou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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