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와 과제가 뚜렷하다.
한화가 9일 훈련을 끝으로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 일정을 마치고 10일 귀국한다. KBO리그 10개팀 중 가장 많은 12차례 연습경기를 갖고 실전을 통해 전력 담금질에 나섰다. 연습경기 성적은 2승5무5패로 눈에 띄지 않지만, 결과보다 과정과 내용에 주목해 볼 만하다.
캠프 출발 전 한용덕 감독은 부상 방지, 백업 성장, 선발진 구축을 핵심 과제로 꼽았다. 캠프에서 훈련 시간을 줄이고, 휴식 시간을 대폭 늘리며 부상 방지 효과를 봤다. 허벅지 부상으로 캠프 도중에 귀국한 내야수 김회성을 제외하면 부상자는 없었다.
가장 큰 성과는 백업 선수들의 성장. 전천후 내야수 오선진이 타율 3할7푼5리 12안타 5타점, 이적생 백창수도 타율 4할3푼5리 10안타 7타점, 외야수 강상원이 타율 3할8푼7리 12안타 8타점으로 활약하며 경쟁력을 키웠다. 오선진은 확실히 주전급으로 성장했고, 백창수는 1루를 맡아 김태균의 부담을 덜어줄 전망이다. 강상원도 대주자 이상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외국인 투수들도 캠프에서 합격점을 받았다. 1선발 키버스 샘슨이 3경기에서 9이닝 3자책점으로 안정된 투구를 했다. 최고 150km 강속구에 각도 큰 커브 조합으로 성공 가능성을 확인했다. 좌완 제이슨 휠러도 2경기 7⅔이닝 3실점으로 안정적이다. 큰 키에서 내리꽂는 투구 각도, 안정된 제구력으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물론 과제도 뚜렷하다. 국내 선발투수들은 확실한 경쟁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배영수(7.71) 윤규진(1패·9.00) 김재영(2패·10.97) 등 선발 후보들의 캠프 성적이 좋지 못했다. 2군 고치 캠프에서 절치부심한 송은범이 예비 후보군에 들어올 만큼 완전치 못하다. 시범경기에서 선발 로테이션 구성·순서를 확정지어야 한다.
오랫동안 팀의 아킬레스건으로 지적된 포수 문제도 안심할 수 없다. 젊은 포수들로 세대교체 중이지만 시행착오를 각오해야 할 판이다. 캠프에서 19도루를 허용하는 동안 저지는 두 번뿐이었다. 주전 최재훈을 뒷받침할 수 있는 백업 포수들의 성장이 필요하다. 타격이 좋은 지성준이 후보로 떠올랐지만 더 지켜봐야 한다.
박정진이 시즌 초반 합류가 어렵고, 권혁이 일본 캠프에서 실전에 나서지 않으면서 컨디션이 늦게 올라오고 있다. 이에 따라 중간에서 던져줄 좌완 불펜을 만들어야 한다. 신인 박주홍이 캠프 6경기 6이닝 2실점으로 기대이상 성장세를 보여준 것은 희망적이다.
새 외인 타자 제라드 호잉의 적응도 빼놓을 수 없다. 캠프 11경기 타율 1할5푼4리 3안타 1홈런 2타점으로 더딘 적응력을 보였다. 그래도 도루 2개와 안정된 수비력으로 장점은 입증했다. 시범경기에서 타격감을 끌어올리고, 국내 투수들에 적응하는 과제가 남았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