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민기가 이미 2016년 한 차례 자신의 성추문과 관련해 조사받았지만, 학과 간의 경쟁으로 위기를 모면한 것으로 알려져 파문이 예상된다.
8일 방송된 SBS '8뉴스'에서는 청주대학교가 2016년 11월, 교수로 재직 중이던 조민기의 성추문을 파악했지만 학과끼리의 경쟁으로 발생한 루머라고 사건을 종결지었다는 소식이 보도됐다.
'8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청주대학교는 지난 2016년 11월 29일, 조민기가 학생들을 상대로 자신의 수업에서 성추행, 성희롱을 한다는 소문이 교수들 사이에 돌고 있다는 사실을 파악했다. 그러나 학교 측은 이러한 소문이 조민기가 재직 중이던 연극학과와 경쟁 관계에 있던 영화학과와의 경쟁, 또는 반목으로 발생한 일로 단정지었다.
조민기의 말을 믿고 섣불리 조사를 끝마친 것도 학생들의 피해를 더욱 키웠다는 지적이다. 다음 날인 11월 30일 조민기의 본인 면담이 진행됐지만, 조민기는 자신을 둘러싼 성추문을 적극 부인했다. 조민기는 "물증은 없지만 인근 학과 A교수의 기획으로 생각된다"고 자신의 성추문이 타학과 교수들의 음해라고 주장했다. 청주대학교 측은 조민기의 본인 면담을 끝낸 후 추가로 학생들을 불러 조사하는 등의 후속 조치는 키우지 않았고, 루머로 조민기의 성추문을 덮었다.
결국 약 1년이 지난 뒤 터질 게 터졌다. 조민기가 청주대학교 학생들을 지속적으로 성추행, 성희롱한 혐의가 알려졌고, 청주대학교는 징계위원회를 소집해 조민기의 징계를 의결했다. 그러나 일부 징계위원회 교수들이 봐주기식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8뉴스'가 공개한 회의록에 따르면 교수들이 "파면, 해임을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하자, 일부 교수들이 "조민기가 명예회복을 위한 소송을 제기할 것으로 보이니 정직을 시키자. 본인이 교수직을 사임한다고 하니 정직 처분으로 마무리 짓자"고 봐주기식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주대학교 측은 "2016년 조사 건에 대해서는 다시 한 번 확인해 보겠다"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밝혔다. 이후 열린 징계위원회 내 봐주기 발언에 대해서는 "징계위원회에서의 봐주기 발언은 일부의 의견일 뿐이다. 가해자와 피해자 분리가 급해 정직 처분부터 급하게 처리했다"라고 해명했다.
이런 가운데 조민기는 오는 12일 경찰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충북지방경찰청 여성청소년수사계는 오는 12일 조민기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문화·연예계 전반의 성폭력 폭로 속에 배우가 경찰 조사를 받는 것은 조민기가 처음이라 초미의 관심이 쏠린다. 조민기의 성추행, 성희롱 혐의를 조사하고 있는 충북지방경찰청은 20여 명의 피해 진술을 확보해 둔 상태로, 조민기에 대해 출국금지 조치를 내리기도 했다. 더욱 커지는 파장 속에 경찰 조사를 통해 처음 입을 열 조민기가 어떤 입장을 밝힐지 초미의 관심이 쏠린다. /mari@osen.co.kr
[사진] SBS 방송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