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력전, IBK가 봄 배구를 준비하는 방법
OSEN 최익래 기자
발행 2018.03.06 19: 00

두 경기가 남았지만 시선은 봄 배구에 맞춰져있다. 잔여 경기와 상관없이 순위를 확정한 만큼 어찌 보면 당연하다. 다만, 긴장의 끈은 전혀 풀지 않는다. IBK기업은행은 그렇게 본인들만의 방법으로 봄 배구를 준비 중이다.
IBK기업은행은 6일 서울 장충체육관서 열린 GS칼텍스와 '2017-2018 도드람 V-리그 여자부' 6라운드 맞대결을 세트 스코어 3-1로 따냈다. 34점을 폭발시킨 주포 메디슨 리쉘의 활약이 결정적이었다. 범실도 16-30으로 차이가 컸다. 집중력에서 앞선 한판이었다.
IBK기업은행은 이날 포함 2경기를 남겨두고 있었다. 하지만 잔여 일정 승패와 상관 없이 그들의 순위는 2위로 결정된 상황이다. 맞상대도 4위 GS칼텍스와 5위 KGC인삼공사. 무리할 이유가 전혀 없었다.

그럼에도 이정철 IBK기업은행 감독은 '평소처럼'을 강조했다. 이정철 감독은 경기 전 인터뷰실 문을 열면서 입도 함께 뗐다. 자리에 채 앉기도 전에 "순위가 정해졌지만 마무리가 중요하다. 경기보다 좋은 훈련은 없기 때문에 주전 선수들을 그대로 내보낸다"고 강조했다. 남은 두 경기 운영법에 대한 질문이 나올 게 뻔했고, 이 감독은 그렇게 대처했다.
이정철 감독은 설명을 이어갔다. "평소와 다르지 않게 선발 명단을 짰다. 물론 경기 흐름에 따라 선수 기용이 달라질 수는 있다. 경기에서 집중력을 갖는 게 최선이다. 정규시즌 경기지만 훈련으로 생각한다. 체력적인 부분은 경기가 없는 사이 휴식일을 주는 방법으로 메꿀 수 있다". IBK기업은행은 이날 GS칼텍스전과 11일 KGC인삼공사전을 끝으로 정규시즌을 마무리한다. 오는 17일부터 3위 현대건설과 3전 2선승제 플레이오프를 치른다. 때문에 굳이 주전들을 뺄 이유가 적은 게 사실이었다.
다만, 부상 염려는 상존한다. 이정철 감독은 "내가 하늘이 아니다. 주전들이 실전에 나서지 않고 훈련만 치른다고 해서 부상당하지 않는다는 보장 없다"고 밝혔다. 그는 "긴장과 집중이 부상 방지 최상책이다. 내 경험상, 부상 사례 100 중 80~90은 느슨하고 설렁설렁한 플레이에서 나온다"고 선을 그었다.
막상 뚜껑을 열자 경기는 이정철 감독의 우려대로 흘러갔다. 이정철 감독이 꼬집었던 '느슨한 플레이'가 이어졌다. 1세트 초반부터 4-9 열세가 시작됐다. 이정철 감독은 작전타임마다 목소리를 높여 선수들을 질책했다. "발 안 움직여?", "집중하고 있는 거야?" 등 일침이 이어졌다.
디펜딩챔피언의 저력은 조금씩 발휘됐다. 초반에 너무 많은 점수를 내준 탓에 1세트는 내줬지만 2세트와 3세트 모두 따내며 분위기를 바꿨다. 두 세트 모두 세트 막판 '한 방'이 부족해 추격을 허용했다. 하지만 결국 마지막 순간에는 꼭 필요한 점수를 올렸다.
이정철 감독은 "남은 두 경기 주전을 기용하는 것과 쉬게 하는 것. 이 선택의 평가는 결국 결과론일 수밖에 없다"면서 "마냥 쉰다고 좋은 게 아니라는 판단으로 주전을 내보낸다. 이제 그 선택을 옳게 만드는 건 우리 역할이다"라고 밝혔다. 그리고 이날 GS칼텍스전은 이정철 감독의 판단이 제대로 맞아떨어졌다. /ing@osen.co.kr
[사진] 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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